중국서 다 만드는 '차이나 인사이드'의 경고음 울리기 시작했다

경제부3 2015. 10. 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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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엄청난 자본투입으로 저성장 극복나서..자본집약적 한국 대기업 고사위기

‘공포의 기억’을 넘어 ‘기억의 공포’로 남아있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위기도 한보 기아 등 기업들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본격화했다. 표면적으로는 외환 부족으로 국가 부도사태가 발생했지만 이면에는 기업 부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9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3681억달러, 8월 경상수지 흑자는 84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지표상으로는 1997년과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특히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부실은 커져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위기 시작점인 1994년을 잊지말라”고 수년째 외치고 있다.

20여년 전과 달리 이제 한국경제에 가장 큰 대외 변수는 중국이다.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커졌지만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던 중국 환경이 바뀌면서 한국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은 이제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소위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정책이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보고 앞다퉈 설비투자에 나섰던 우리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껏 대기업들이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한 조립위주의 제조업으로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지만, 이젠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한계에 다달았다”며 “대기업이 은행차입을 통해 설비투자에 나서는 ‘규모의 경제’ 패러다임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폴 크루그만 프리스턴대 교수와 함께 중국이 2006년 이미 루이스전환점을 지났다고 주장한다. 루이스전환점은 개발도상국에서 저임금 노동에 기반해 고성장을 한 국가가 임금 상승등의 압력을 받아 더 이상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어 성장률이 다시 떨어지는 지점을 의미한다.

안 교수는 “중국은 2013년이후 투자를 대폭 늘렸는데, 이는 자본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정부가 자본 투하량 자체를 확 늘려 고성장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노동과 자본 모두 한계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 저성장 상태로 거대한 경제가 멈추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자본축적을 심화할 것이고, 이경우 자본집약적 사업 구조를 가진 한국 대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쟁자 앞에, 한국의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이 자본집약적 산업을 이끌어가는 경제구조에서, 기술과 창의성을 가진 중소기업이 뒤를 받쳐주는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말한다. 그러려면 먼저 구조적 위기를 안고 있는 기업들을 크기에 상관없이 구조조정이 해야한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부실을 부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지난 5년간 건설업과 조선업이 일시적 어려움에 빠졌다며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는데 이런 자본집약적 산업이 구조적 위기를 맞았다고 인정해야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교수는 “구조조정은 반드시 고용감소라는 트레이드오프를 가져오기 때문에 어렵다”며 “과거 정부가 특정 기업과 산업에 연구개발·투자용 직접지원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공공 실업수당 등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돕는 복지인프라를 만들어주는데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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