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파문으로 오랜만에 한목소리 내는 野

안준호 기자 2015. 10. 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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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에 대한 재신임 문제가 일단락되자마자 다시 지도체제 개편 논란으로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발언 파문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표현한 고 이사장에 대한 사퇴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내년 총선 공천 룰을 놓고 문 대표 등 친노·주류 측과 각을 세워왔던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에선 “문 대표는 반(半) 당사자처럼 되어 있는 것 같아 문 대표가 제게 말하라고 했다”면서 “(고 이사장은) 지난번 48%가 넘는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찍었는데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분들을 국가보안법 이적 동조자로 몰았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고 이사장이) 노무현·문재인 같은 야당 인사를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한 것을 알고도 중용한 것이 밝혀지는 듯하다”면서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이 고영주 이사장이 선임되도록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는 야당에 대한 노골적 적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에선 고 이사장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그는 “(고 이사장의 발언은) 다분히 우리 당을 이간질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어떻게 노무현이 공산주의자인가, 어떻게 문재인이 공산주의자인가, 그러면 우리도 전부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이번에 분명히 못을 박고 당력을 총 집결해서 고영주를 몰아내야 한다, 해임시켜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 대선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심”이라며 “이렇게 당이 어려울 때는 문 대표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표도 당과 대권을 위해 (거취에 대해)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룰과 지도부 개편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내 계파 간 갈등이 고조돼 왔다.

비노·비주류 측은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사실상 문 대표의 조기 퇴진을 의미하는 ‘조기 전당대회론’이나 탈당파를 아우르는 ‘통합 전당대회론’ 등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친노·주류 측 인사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 같은 비주류 측의 요구에 대해 “공천 물갈이를 모면하려는 구(舊) 정치적 꼼수”라며 “조기 선대위 같은 구상은 당 대표를 흔들어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난하는 등 계파 간 갈등이 다시 첨예하게 불거졌었다.

이 같은 계파 갈등은 고 이사장의 발언 파문을 계기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하다. 그러나 야당 안팎에선 “고 이사장의 발언 파문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잠시 수그러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불씨는 여전하다”면서 “고 이사장 파문이 가라앉으면 조기 전대론 등 계파 간 갈등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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