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취재파일] 한화그룹의 연이은 '뭔가 이상한' 인사..한화투자증권은 '내홍 중'

이대종 기자 2015. 10. 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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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비정상적인 증권사 사장 인사조치가 한화투자증권의 내홍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룹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사실상 조기경질 시켰지만 계약조건을 내세운 주 사장이 버티고, 결국 직원들과의 갈등으로 확산되면서 그룹 전체의 위상마저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 그룹 인사조치에 증권사는 속앓이…고객이탈 가속화

주 사장은 지난 2013년 9월 한화투자증권 수장에 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룹에 자신의 3년 임기를 보장하고, 조기경질 될 경우 보수의 최대 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룹은 계약조건을 논의할 때부터 임기보장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주 사장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3년이 아닌 2년 6개월의 임기보장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조기경질되면서도, 주 사장이 내년 3월까지 회사에 남겠다고 밝힌 배경입니다.

주 사장은 자신의 임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애초부터 보장받은 임기를 마칠 생각이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룹은 자기들이 계약한 조건과 상관없이 임기가 6개월이나 남은 주 사장의 손발을 사실상 묶어버린 겁니다.

차기 수장을 내정하면 주 사장이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일까요? 한화그룹의 어설픈 인사조치에, 증권사 내홍은 장기화 되고 있고 고객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 임일수 전 사장도 재신임 5일 만에 사퇴

비슷한 일은 임일수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때도 있었습니다. 임 전 사장은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삼성증권 영업전략담당, 푸르덴셜투자증권 대표를 거쳐 한화투자증권 수장에 오른 인물입니다.

임 전 사장은 2년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재신임을 받았지만, 돌연 사퇴했습니다. 사퇴 이유로는 660억원이 넘는 전년도 영업손실과 푸르덴셜과의 합병과정에서 200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사퇴 시점이 묘합니다. 지난 2013년 6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지 5일 만에 사의를 표한 겁니다. 

전년도 실적이 부진하다는 사실과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을 주주총회 당시 주주들이 몰랐을리 없고, 몰랐다면 더 문제일 겁니다. 임 전 사장 역시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재신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1주일도 안되 물러났으니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 임기 보장 받기 어려운 증권사…회사 내일은 오락가락?

1990년 대 말부터 한화투자증권 사장들 가운데 연임한 사례는 한 번도 없습니다. 길어야 3년을 맡거나, 짧으면 2년 정도였습니다. 국내 많은 증권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횟수로만 8번째 연임했던 걸 감안하면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사장들이 제 임기도 마치기 어려운 조직의 수장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면, 회사의 내일을 생각하는 정책을 펴기란 어렵게 됩니다. 한화투자증권 사장직이 '독만 든 잔'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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