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병원 폭격..나흘간 4번 말바꾼 미국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 2015. 10. 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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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당한 병원, 지역 '유일' 의료기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을 폭격해 수십 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사건과 관련, 지난 나흘간 4차례나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폭격 당한 병원은 해당 지역의 유일한 의료시설이어서 더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은 병원 폭격이 '미군의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이날 존 캠벨 아프간 주둔 사령관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아프간군의 요청에 따라 공습하긴 했지만 공습 자체는 미군의 지휘체계 아래에서 이뤄졌다"면서 미군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병원 폭격은 실수"였다면서 "결코 의도적으로 의료시설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불과 사흘 전인 3일, 미군은 "미군이 쿤드즈에서 수행한 공습에 의해 인근의 의료시설에 '부수적 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루 뒤인 4일에는 공습 대상은 미군을 공격하는 반군이었으며, '국경없는 의사회' 의료시설의 인근에서 공습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도 '국경없는 의사회' 의료시설에 폭격이 가해졌다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또 상대의 공격에 따른 방어적 공습이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그 다음날인 5일, 캠벨 사령관은 "미군이 공격을 받았던 것은 아니고 아프간군의 지원 요청이 있어서 공습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미군이 직접 공격을 당했다는 초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민간인이 실수로 폭격당했다"고도 말했다.

이후 나흘만인 6일, 모든 작전은 미군의 지휘체계 아래 이뤄졌다며 직접적인 책임을 시인하고 나선 것이다.

◇쿤두즈 병원, 유혈지역의 '생명줄'이었다

미 공습으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은 아프간 쿤두즈의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은 어떤 곳일까?

쿤두즈의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은 아프간 북동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력과 장비를 갖춘 의료시설로 꼽힌다. 공습 당시, 병원에는 80명의 국내외 의료진과 105명의 환자 및 간병인이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소 22명의 사망자 가운데 의료진은 무려 12명이다. '국경없는 의사회' 측은 성명을 통해 미군의 공습을 "전쟁 범죄"라고 칭했다. 특히 초반에 미군이 병원의 피해를 두고 '부수적 피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끔찍한 인명 피해가 '부수적 피해'로 치부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아프간 정부는 앞서 이 병원에 탈레반 반군이 머무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국경없는 의사회'는 이 같은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다만 "의사들이 탈레반을 치료하고 있었다 해도 민간인이 머무르고 있는 병원 폭격을 정당화 해주지는 못한다"면서 "의사는 모든 사람을 치료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지역이 아니라 병원이 정확하게 타격을 입었다"면서 탈레반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병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최근 아프간군과 미군 양측과 위성위치정보(GPS)를 공유한 바 있다고도 밝혀, '실수'였다는 공습의 배경에 더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 so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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