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in BIFF①] 조재현 "100억 영화 연출 제안 받아도 거절할 것"
[일간스포츠 김연지]
조재현(50)은 참 다양한 타이틀을 달고 바쁘게 산다.
본업은 27년차 배우. 동시에 연극 제작도 하고 딸과 주말 예능에 출연 중이다. 7년째 DMZ 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경성대 영화과 교수로도 일한다. 이번엔 영화 감독이다. 장편 연출 데뷔작 '나홀로 휴가'를 내놓았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배우로선 영화 '파리의 한국 남자(전수일 감독)'으로 초청받았다. 스무살이 된 부산국제영화제에 셀 수 없이 자주 왔지만 배우 겸 감독으로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식부터 무대인사와 GV로 쉴 틈없이 바쁜 조재현을 부산에서 만났다. '나홀로 휴가' 첫 GV(관객과의 대화)행사가 있었던 날, 모든 일정을 다 끝낸 뒤 파도 소리가 들리는 청사포 한 횟집에서 술잔을 부딪혔다. 빠듯한 스케줄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영화 얘기를 할 때는 금세 눈빛이 불타올랐다. 감독으로 첫 관객들과 만난 설렘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출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게 배우로 올 때랑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다르더라고요. 배우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랑은 또 다른 긴장감과 설렘이 있던데요. 떨림이 데뷔할 때 첫 주연을 맡았을 때 보다 더 큰 것 같아요."
매니저도 일정표를 확인해야할 정도로 빼곡한 스케줄. 매주 서울과 부산을 왕복해, 아이돌 뺨치는 수준의 스케줄을 소화한다. 이 와중에 영화까지 기획·각색·연출을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열정이 나오나?"라는 질문에 "이제 다 소진해서 없다"며 히죽 웃는다. 늘 그렇듯, 칭찬에 민망해하며 겸손한 답을 한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겸손하게 자평한 첫 연출작도 업계에선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영화를 본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 '역린'에서 함께한 이재규 감독 등이 호평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조재현은 "'정지영 감독님이 첫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운 영화였다'고 문자를 보내셨더라고요. 이건 참 기분 좋던데요"라며 맥주잔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연출가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소감은요. "배우로 초청받아서 자주 왔고, 각종 영화제에도 많이 참석해서 느낌이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더라고요. 달라요. 전혀 다른 설렘이 있어요. 첫 주연 배우를 맡아 초청을 받았을 때랑 또 다른 설렘과 떨림이 있어요."
-작품을 선보이는 소감도 다르겠네요. "정말 달라요. 연기를 할 땐 작품이 잘 안 되면 감독 탓도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근데 이건 내가 연출한거니깐 느낌이 확 다르더라고요. 배우가 연기를 잘 못 했을 때 얼굴이 빨개진다면, 감독이 연출을 못 했을 땐 속까지 빨개지는 기분이랄까요. 배우만 할 땐 작품이 잘 안 되면 감독이나 작가 탓을 해도 되고 도망갈 길이 있었는데 감독은 도망갈 곳이 없어요."
-장편 연출을 하면서 감독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게 됐을 것 같아요. "이게 참 웃긴 게 이번에 연출을 하는데 다 세팅이 된 상태에서 배우가 3분만 늦어도 '왜 안 오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바심이 생기더라고요. 거의 제 시간에 한다고 했는데도 말이죠. 감독을 경험해보길 잘 한 것 같아요. 하하."
-'나홀로 휴가'는 가정이 있는 40대 가장이 어린 애인을 만나는 내용을 그려요. 불륜의 미화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불륜 보다는 한 인간의 행복을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결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도 싶었고요. 마지막에 김제동 씨가 하는 멘트가 있어요. 2045년 미래 보고서엔 결혼이 없어진다는 멘트죠. 새로운 사랑과 결혼에 대한 패러다임, 그리고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첫 관객과의 대화를 하면서 뜨끔했던 질문은 없나요. "과거·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장면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게 너무 불친절해서 몰랐다가 나중에 보면서 (흐름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이 있었죠. 제가 관객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장면이 두 장면 정도 있구나라는 걸 느껴서 그걸 수정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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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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