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FC 안정환 "FC서울이 봐주던데요? 하하"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10. 7. 06: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000여명이 수용 가능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은 꽉 찼고 오죽하면 경기장 너머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당히 많은 인원이 모여 축구 경기 하나를 보고 있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대결. 엉성하기 그지없는 경기에 많은 이들은 열광했다. 바로 KBS2에서 방영 중인 ‘청춘FC 헝그리 일레븐’과 ‘아시아 클럽랭킹 4위’에 빛나는 FC서울의 친선전 때문이다.

KBS 제공

6일 오후 3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는 K리그 클래식의 FC서울과 청춘FC의 친성경기가 열렸다. KBS2TV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이 맞붙은 세 번째 프로팀이 바로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 중 하나인 FC서울이었다.

이미 K리그 챌린지 서울 이랜드 FC, K리그 클래식의 성남FC와 친선전을 가진 바 있는 청춘FC는 이 경기들에서 1승1패의 결과를 가져왔다. 생각보다 뛰어난 경기력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아마추어의 힘을 프로에게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청춘FC는 지난 9월 발표된 AFC(아시아축구연맹)의 클럽랭킹에서 4위까지 오르며 K리그 1위를 차지한 서울까지 상대하게 됐다.

이날 서울은 청춘FC에게 프로의 벽을 보여주려고 작정했는지 선발 라인업을 K리그 도합 372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로 꾸렸고 심지어 은퇴한 레전드 스타인 아디 코치까지 수비진에 합류시켰다. 후보명단에는 정조국, 윤일록, 고요한 등 준 국가대표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포진했다. 그럼에도 이날 청춘FC는 전반전 부진한 경기력을 딛고 후반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 후 만난 안정환 청춘FC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크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아시아의 명문 구단이 서울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안 감독은 특유의 말투로 “서울이 봐준거죠 뭐. 봐준거지. 딴 거 있겠나”라며 웃었다.

전반전과 후반전 완전히 다른 경기 양상에 대해서는 “저희 애들이 자극을 받아야만 잘하는 습관이 있어요. 처음부터 잘하면 좋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리다가도 “자극을 받으니 달라진거예요. 자극 받은걸 운동장에서 바로 보여주니 좋았어요. 의욕 넘치고 열심히였죠. 전반전은 솔직히 완전히 내준 경기였는데 그게 축구죠. 앞으로 발전가능성을 봐주세요”라고 말했다.

경기 직전 FC서울 최용수 감독(체크 츠)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안정환(검은티), 이을용(흰색) 감독

이날 서울은 이적료가 4억에 달했던 이석현(MF),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MVP 김민혁(MF), 올 시즌 FC서울의 주전 중앙 수비수 김남춘(DF)에 ‘패트리어트’ 정조국(FW), FC서울의 레전드이자 현 코치인 아디(DF)까지 경기에 내보내며 청춘FC를 상대해줬다.

경기 시작전 선발라인업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안 감독은 “우리가 게임이 안 된다 싶었죠. 사실 당연히 안 되는 거예요.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하잖아요”라며 현실을 인정하면서 “솔직히 오늘 결과도 저희가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닌 열심히 해서 얻은 결과예요”라며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스코어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경기장은 처음으로 조직된 청춘FC 서포터즈의 활약도 빛났지만 워낙 FC서울 공식 서포터즈 ‘수호신’의 응원이 거셌다. 이처럼 강한 응원과 야유를 받은 것이 처음인 청춘FC 선수들에 대해서는 “K리그 최고의 팀과 경기했을 때 쏟아지는 응원을 받고 선수들도 ‘나도 저 무대에 뛰고 싶다’는 희망을 느끼며 뛰었을 거예요. 부럽지 않겠어요? 매번 저런 응원을 받으며 뛴다는게? 그런 면에서 분명 자극이 되고 긍정적이었을 겁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천천히 또박또박 복기하며 의미를 되짚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춘FC는 14일 오후 4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맞대결이 마지막 공식 경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은 기회만 있기에 안 감독에게 한 경기는 한 경기는 중요하다.

다음 챌린지 선발팀과 대비하는 소감과 계획을 묻자 안 감독은 간단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뭐 있나요. 오늘처럼 그냥 열심히 뛰게 해야죠.”

경기 중 청춘FC선수를 다독이는 안정환 감독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