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식재료 무단반출' 사진 포착.."학생들 급식 부족할 정도"

최민지 기자 2015. 10. 7.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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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는 전면 부인 "재료 반출된 일 없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충암고는 전면 부인 "재료 반출된 일 없다"]

'급식비 횡령' 의혹이 일고있는 충암고의 관계자들이 급식 식재료를 무단 반출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사진으로 포착됐다. 해당 사진은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감사 보고서에 실렸다.

머니투데이가 6일 박홍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을 통해 입수한 '충암고 급식운영 관련 민원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급식배송원, 조리원, 영양사 등의 진술 등을 통해 학교가 수차례 식재료를 빼돌린 정황을 확인했다. 또 식재료를 반출하는 장면을 사진 증거로 확보해 감사보고서에 포함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거 사진은 올 6월 충암고에서 근무했던 A씨에 의해 촬영된 것이다. A씨는 사진에 찍힌 이가 충암고 급식배송원 2명이라고 진술했다. 시교육청은 충암고가 매일 쌀 20Kg 18포중 4포와 기타 농산물과 공산품 일부 품목의 30% 가량을 무단반출해 2012학년도부터 9280만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단반출은 매일 아침 주기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직원에게는 시교육청의 감사를 비껴가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암고 배송원 B씨는 "아침에 식재료 검수가 끝나면 배송원 C가 닭장카(카트)로 실을 식재료를 미리 빼 놓고 '과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직접 보고했다"며 "과장은 아침에 빼놓은 야채, 음료수, 소금, 설탕 등을 탑차나 개인 차에 실었다"고 증언했다. 또 "동료 배송원인 D씨가 나에게 전화해 '교육청에서 전화가 갈 수 있는데, 전화가 오면 근무한 이야기만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반출된 식재료 양은 대체로 균일했지만 때에 따라선 학생들의 급식량이 부족할 정도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충암고 영양사로 일했던 E씨는 "평소에는 식재료의 10~15% 정도만 빼내가는데, 식사 준비가 어려울 정도로 식재료가 반출된 날엔 영양사가 조리원을 시켜 식재료 일부를 다시 창고에서 가져오게 했다"고 밝혔다.

반출된 식재료 중에는 과다 재사용이 문제가 된 식용유도 포함돼있다. E씨는 "새 식용유 7통을 시키면 3~4통을 쓰고 나머지는 그대로 어디론가 빼돌려졌다"며 "식용유는 튀김을 할 때마다 시키기 때문에 남은 새 식용유를 보관했다가 나중에 쓰는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증거 사진에 대해 충암고는 전면 부인했다. 충암고 관계자는 "사진을 보면 재료를 반출하는 것인지 들여오는 것인지 알 수 없으며, 영양사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식재료가 밖으로 반출된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충암고 총동문회는 모교의 급식비리 의혹과 관련해 총동문회와 학부모 대표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학교 측에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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