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좁아져 숨 차는 병 COPD.. 환자 40% '비흡연자'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15. 10.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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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등 병력·공해물질 영향.. 폐 절반 손상돼도 증상 없어 아침에 기침 심해지면 의심.. 40대 이상, 폐기능 검사 권장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40세 이상에서 약 330만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고(2013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의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병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험성을 모르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중현 교수는 "폐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COPD를 가지고 있다"며 "흡연자는 줄지않고 있고, 미세먼지·공해 문제가 계속 대두됨에 따라 COPD 환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에 대한 인지도 떨어져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조사한 결과, COPD는 40세 이상 성인의 13.4%가 앓고 있지만, COPD로 진단된 환자 중 2.1%만이 병원에서 진단·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안중현 교수는 "COPD는 병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나이가 들거나 흡연을 하면 숨이 차고 기침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COPD는 폐 기능이 50%가량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진행되면 움직일 때 숨이 차고 기침을 한다. 밤에 기침이 악화되는 천식과 달리 COPD는 아침에 기침이 더욱 심해진다.

◇10명 중 3~4명, 흡연 원인 아냐

COPD의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을 하면 기관지·기도 내벽에 염증이 생기고 기관지와 기도에 흉터가 생기면서 딱딱해진다. 결국은 기도가 좁아져서 숨쉬기가 어렵게 된다. 천식이나 결핵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았거나, 미세먼지 같은 공해 물질에 자주 노출된 사람도 기관지·기도에 염증이 생겨 COPD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은 서양과 달리 흡연 외에 다른 원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09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의학잡지 '란셋'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국 COPD 환자의 35~40% 가 비흡연자이다. 이는 미국이나 핀란드 같은 유럽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신동호 교수는 "인종적인 특성이 다를 수 있고, 결핵 등 호흡기 질환을 앓은 사람이 서양보다 많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 1384명을 대상으로 폐기능과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결과, 과거 결핵을 앓지 않았던 사람은 8.6%에서만 COPD가 의심된 반면, 과거 결핵을 앓았던 사람은 26.3%에서 COPD가 의심됐다. 또 국내 COPD 환자 347명을 분석한 결과, 8.9%가 공장 근처에 살았던 적이 있고, 78.3%가 석탄 연기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40세 넘으면 폐기능 검사 받아야

COPD는 증상이 나타나면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를 통해 한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는 "40세 이상 성인은 폐기능 검사를 한번쯤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흡연자나 천식·결핵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폐기능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폐기능 검사 비용은 1만~2만원 정도고 검사 시간은 5~20분 정도 소요된다.

COPD 치료는 약물을 통해 숨이 차는 증상을 조절하고 호흡곤란 발작 같은 급성 악화를 막아야 한다. 안중현 교수는 "조기 검진과 치료를 해야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연·천식·결핵·공해 등 때문에 기도와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기도가 좁아지면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겨 결국 사망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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