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기재부 매국행위" 발언놓고 의원들 입씨름(종합)
野 의원 언급에 최경환 "어느 정부가 매국노짓 하겠나" 발끈
"망해가는 조국 개탄" vs "우리나라 잘 발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6일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가 '매국(賣國·나라를 팔아넘기다)' 행위를 했다"는 발언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입씨름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상대로 "기재부가 3년간 꾸준히 중소기업 지원을 막는 바람에 100% 외국기업이 과실을 독점했다"며 "매국행위 아니냐"고 따졌다.
자신이 제출한 면세점 사업이나 맥주 제조업 등의 중소기업 지원 법안이 기재부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않는 가운데 외국계 자본인 롯데호텔과 오비맥주가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홍 의원의 발언에 최 부총리가 "우리는 그런 식으로 정부를 운영하지 않는다. 어느 정부가 매국노 짓을 하겠느냐"며 "아무리 국회의원이라지만 좀 지나친 표현 아니냐"고 '발끈'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기재부를 매국노라고 표현한 것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며 속기록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매국노'란 표현을 한 적 없다. '매국행위'라고 했고, '매국노'는 최 부총리가 쓴 표현"이라고 반박했고, 강 의원은 "매국노나 매국행위나 의미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매국행위가 일상화되고 습관화돼서 총체적·전인격적 매국행위를 일삼는 게 매국노"라며 두 표현이 다르다고 주장했고,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매국행위를 하는 기재부를 상대로 국감 하는 기재위는 뭐가 되느냐"며 홍 의원의 발언이 '자기 비하'라고 꼬집었다.
야당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올해 4월에 노동계 총파업을 '매국행위'라며 중단을 요청했다"며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표현"이라고도 했다.
여야 의원들이 '매국노'와 '매국행위'이라는 표현을 놓고 옥신각신하자 정희수 기재위원장이 "지나친 용어는 삼가는 것이 품격 있는 감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자제를 촉구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국감 종료 직전 홍종학 의원은 19대 국회의 기재위 국감이 이날 마무리되는 점을 상기하면서 "양극화도 심해졌고, 기업 경쟁력도 떨어졌고, 인구도 줄고 있고, 저출산·고령화는 심각해졌다"며 "망해가는 조국의 모습이 개탄스럽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홍 의원의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거치고도 지금까지 이렇게 잘 발전했다. 앞으로도 잘 발전할 것이다"고 맞받았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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