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공격확장에 5兆 부채..재무안정성 '빨간불'

민동훈|박진영 기자|기자 2015. 10. 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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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도 2.4兆, 부채비율 338%..IPO 10년 넘게 추진만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박진영 기자] [5년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도 2.4兆, 부채비율 338%…IPO 10년 넘게 추진만 ]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몸집을 불려 온 이랜드그룹이 최근 과도한 재무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경고가 신용평가기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재무 리스크를 보완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일변도 전략으로는 재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랜드월드 차입금 5.2조…5년내 상환액도 2.4조=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차입금 총액은 5조2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4조5721억원보다 13.9%(636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이랜드월드 차입금 상환 일정을 보면 단기차입금 가운데 향후 5년간 상환해야 할 차입금만 2조4328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 1조2214억원 △2016년 7779억원 △2017년 3119억원 △2018년 1101억원 △2019년 245억원 등이다.

특히 최근 차입금 조달은 중화권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3개월 사이 이랜드월드의 해외법인인 이랜드패션홍콩과 이랜드패션차이나 등이 HSBC 등 중화권 금융시장에서 4억 달러(4500억원)를 차입했다. 자금조달은 모두 이랜드월드가 보증했다. 3분기 말 현재 이랜드월드의 해외법인 채무보증 잔액은 8800억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해외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몇 년간 이랜드의 중국 사업이 고속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랜드 중국 매출은 2011년 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세배 가까이 급증했다. 현재 이랜드는 중국 내 250여 도시의 백화점과 쇼핑몰 1000여 곳에서 7000개 매장을 운영한다.

◇10년 넘게 IPO 군불…'양치기 소년'된 이랜드?=문제는 중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이랜드월드만 해도 연결기준 총매출액 중 중국법인 3사(의념, 의련, 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32.3%에 달한다. 즉 중국 법인이 어려워질 경우 곧장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랜드월드의 중국 배당금 수익은 중국 경제가 침체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상반기 917억원에서 올 719억원으로 21.6% 줄었다. 자칫 중국 시장이 더 악화될 경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랜드의 IPO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이나 이랜드패션차이나 등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2004년 처음으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한 뒤 IPO를 약속했지만 수 차례 차환발행에 나서며 IPO를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상장을 통해 충분히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차입금 돌려막기에 급급한 점은 의문"이라며 "상장이 늦어질수록 IPO 가치하락과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은 당장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아야 할 만큼 시급한 투자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아 IPO가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기관 등에서 제기하는 지적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시장 우려를 고려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철저한 이익 관리를 통해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공개와 관련, "경기도 좋지 못하고 당장 급한 투자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기업공개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박진영 기자 jy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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