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땅, 체르노빌.. 야생동물이 뛰놀고 있었다
29년 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原電) 사고로 사람이 떠나 황폐해진 지역에 야생동물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자연의 뛰어난 복원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한쪽에서는 동물이 겪는 방사능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대 짐 스미스 교수 연구진은 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0여 년에 걸친 조사 결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에 대형 초식동물들이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86년 4월 벨라루스 국경 근처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로 4호기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그 지역에 사는 11만6000여 명이 모두 4200㎢ 밖으로 소개(疏開)됐다. 연구진은 2008~2010년 벨라루스 과학자들이 해당 지역의 눈밭에 남은 발자국을 토대로 동물 수를 센 결과와, 사고 당시부터 10년간 사고 지역 상공을 헬리콥터로 비행하면서 동물 수를 측정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말코손바닥사슴(엘크), 유럽노루, 붉은노루, 멧돼지 등 대형 초식동물은 방사선에 오염되지 않은 인근 자연보호구역 네 곳과 거의 같은 서식 밀도를 보였다. 늑대는 오히려 7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미스 교수는 "체르노빌의 야생동물은 오히려 사고 이전보다 수가 늘어났다"며 "방사능이 야생동물에게 좋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이 농업이나 벌목, 사냥으로 야생동물에게 끼치는 해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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