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차량 두 대가 쌀·김치 반출 .. 국거리 모자라 조리 안 될 정도"

백민경 2015. 10. 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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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시교육청 보고서 입수조리원·배송업체 등 30여 명 증언학교 측, 외부업체에 입단속 요구감사 대비해 조직적 은폐 의혹도교장, 대자보 붙이고 사실 부인"교육청 관계자 명예훼손 고소"

서울시교육청이 충암고의 급식비리를 뒷받침할 급식 조리원, 배송업체 직원 등 30여 명의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시교육청 감사에서 급식 식용유가 검게 변할 때까지 반복해 사용했으며 식재료를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급식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본지는 직원들의 증언이 담긴 ‘충암고 민원조사 결과보고서’를 6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시교육청 감사관실이 지난 2월 학교급식 운영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뒤 5월부터 8월까지 이 학교를 세 차례 감사한 결과를 담았다.

 복수의 조리원은 “식용유는 최소 2~4회, 심한 경우 검게 변할 때까지 반복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한 조리원은 “튀김 요리를 하면 보통 식용유를 7통 주문하는데 일부는 반복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외부로 반출하는 걸 봤다. 사용량보다 빼돌린 양이 더 많았다”고 증언했다. 학교급식법에 따르면 학생들의 영양 관리상 튀김류 제공은 주 2회 이하로 제한되나 이 학교는 주 3, 4회 이상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써야 할 식재료를 빼돌린 정황은 학교급식 운반을 맡은 외부업체 직원들이 주로 증언했다. 이 직원들은 “매일 아침 급식에 쓸 식재료가 학교에 도착하면 이 중 일부는 식품 운반 차량에 실려 외부로 반출됐다. 교육청 감사 기간엔 중단됐다”고 진술했다. 한 조리원은 “유출된 식재료 중 일부는 학교 인근 바둑도장으로 갔다”고 증언했다. “바둑도장이 학교 식재료를 싣고 간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도장의 급식반장이 식재료를 빌리러 학교에 오기도 했다”는 진술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학교 측의 횡령 혐의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실 직원이 사전에 확보한 증거사진을 학교와 외부업체 직원에게 보여주며 “사진 속 인물이 누구냐”고 묻자 대답을 회피하거나 “나중에 답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외부업체의 직원이 학교 관계자로부터 “교육청에서 전화가 오면 별말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4일 “충암중·고가 이미 사들인 식재료를 밖으로 빼돌리고 급식을 교실까지 운반하는 외부업체 직원 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4년간 급식비 총 4억1035만원을 횡령했다”고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이 학교에서 급식비리가 시작된 시기를 2011년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학교가 급식 방식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했는데 이때 급식 위탁업체 직원을 학교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기존 업체와의 거래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유지했다.

 학생들도 “급식이 부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학교 2학년인 한 학생은 “국물에 건더기가 거의 없어 점심을 먹고 나면 배가 고팠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도 “돈가스 요리지만 튀김옷만 크고 고기는 얇았다. 학교급식이 형편없다는 얘기를 입학 전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박상국 충암중·고 교장은 학교에 붙인 대자보에서 “식용유를 두 번 정도 사용한 적은 있지만 세 번까진 쓰지 않았다. 식재료 횡령도 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식재료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바둑도장 관계자도 “충암재단과 바둑도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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