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특가상품 가격 전격 비교.."왜 더 비싸?"

김진호씨(가명)는 이마트에서 안마기를 사려고 가격동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러빙홈 등쿠션에어마사지기 EMB-9000’을 살펴보던 김씨는 이달부터 시작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 대형마트도 동참한다기에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분명 지난달 30일까지 27만원대였던 가격이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31만5000원이 돼 있었다. 블랙프라이데이라고 기대했는데 되레 가격이 오른 것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가격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트모어’를 통해 살펴보니 이마트는 9월30일 27만9000원이던 안마기 가격을 이달 1일부터 3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라고 해서 유통업체인 대형마트가 모든 제품의 가격을 인하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가격결정권은 제조사에 있기 때문에 제조사 사정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수도 있다.

이에 대형마트 3사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준비한 특가행사에 나온 상품의 가격이 정말 특가가 맞는지 살펴봤다. 대형마트 3사는 단 하루만 특별히 싸게 판매하는 하루 할인행사부터 특별가격 할인행사까지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다양한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 오늘 하루 특가인데 어디서 본 가격

이마트는 5일 ‘러빙홈 SG-H33W 디지털체중계’를 1만4700원에 하루 특가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가 1만8800원에서 4100원을 할인해 판매한 것이다. 하지만 ‘마트모아’를 통해 이전 가격을 살펴보니 이 제품은 지난 8월27~28일, 9월3~4일 나흘간 1만3100원에 판매됐었다. 예전 특가보다 비싼 값에 하루 특가행사에 나온 것이다.

하루 특가가 끝난 6일 이 디지털체중계는 2만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본가격 자체가 올라 하루 특가 행사 이전보다 비싼값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5일 하루특가에 나온 콧털제거기, 팬티형기저귀, 롤 화장지, 팬티스타킹 등 많은 제품들이 예전 행사 때 나왔던 가격 수준으로 행사에 나왔다.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해서 특별한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모든 제품이 예전 행사에 나왔던 가격으로 판매된 것은 아니다. 이날 하루특가 제품 20가지 중 3개 제품은 처음 특가로 할인판매 됐다.

◆ 1+1 행사 전에도 했는데…

홈플러스의 경우 ‘일년에 딱 한번! 최고의 상품을 최대의 혜택으로!’라는 문구를 달아 그랜드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총 84개 제품을 할인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7개는 ‘1+1 모두 골라담기’라고 해서 1개 값에 2개를 팔고 있다.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렇게 1+1 행사에 나온 제품 대부분은 이미 이전 행사때도 1+1로 판매됐던 제품이었다. 특히 롯데제과의 마가렛트 그레놀라의 경우 지난 8월28일 이후 단 6일동안을 제외하고는 늘 1+1로 판매됐다. 대부분 반값에 팔던 제품이 이번 행사에 포함됐다는 얘기다.

◆ 잠깐 가격 올렸다가 다시 싸게 팔기도…

원래 싸게 팔던 것을 일시적으로 비싸게 팔았다가 다시 할인해 판매하는 제품도 있었다. 롯데마트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특가전을 통해 해피바스 퍼펙트워시(화이트)라는 바디워시 제품을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1만4900원에 팔다가 거의 1만원 가까이 할인해 파는 제품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할인폭이 엄청나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제품은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 넘게 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게 싸게 팔다가 나흘간 가격을 3배 가까이 올렸고, 오늘(6일)부터 다시 예전 가격에 팔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롯데마트의 경우 특가전 행사 상품 중에 실제로 이전에 가장 쌌던 가격보다 더 싸게 판매하는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 대형마트 가격추적기 ‘마트모어’로 확인 가능

이같은 가격정보는 대형마트 제품 가격추적 프로그램인 마트모어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마트모어는 웹브라우저 크롬의 확장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가격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최근 쿠팡, 티몬, 위메프 등 3개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가격정보 추적 기능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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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기자 (jj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