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빨래판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탈바꿈하나

2015. 10. 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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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교책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유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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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교책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유력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가 유력한 유교책판은 지금과 같이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 책을 출판하기 위해 나무를 파내 만든 인쇄용 판이다.

주로 조선시대 유학자의 저작물을 책으로 펴내려고 만든 목판이다. 유교의 이상적 인간상을 추구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의 평생 기록을 항구적으로 보존·보급하기 위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책판의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과 성리학 서적, 족보 및 연보, 예학서, 역사서, 훈몽서, 지리지 등 다양하다.

유교책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이는 팔만대장경과 베트남 응웬왕조 목판에 이어 목판으로는 3번째다. 그러나 국가나 종교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 활동으로 제작한 목판으로서는 처음으로 기록유산이 된다.

이 책판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민간에서 보존·관리했다.

책판을 보관하던 가문에 따라 기록유산의 운명은 달라졌다. 어려운 집안에서는 땔감으로 사용해 아궁이 속에서 불타 없어지기도 했다. 운반하기 적당한 크기에다가 글자를 새길 때 생긴 요철(凹凸) 때문에 상당수 집안의 목판은 빨래할 때 이용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이유로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가문이 가지고 있었던 책판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대부분 없어지거나 훼손됐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질 뻔한 유교책판의 위기는 한국국학진흥원이 목판수집운동을 벌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2002년 한국국학진흥원이 훼손·멸실 위기에 놓인 목판 10만장을 수집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목판 수집운동을 벌여 퇴계 이황 선생의 개인 문집 등 전국의 305개 문중이 보관하고 있던 718종 6만2천226장을 기탁받았다.

이 목판은 2005년 정부의 지원으로 국학진흥원 안에 마련된 목판전용 수장시설인 '장판각'에 보관되고 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이후에도 목판 기탁은 계속돼 지난달 말 기준 국학진흥원에는 6만5천494장의 목판이 보관돼 있다. 진흥원은 추가로 기증된 책판에 대해서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준비할 방침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공동체 출판이라는 출판과정의 독특함과 내용의 진정성, 동일한 종류의 기록물을 모은 컬렉션이라는 점 등이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유교책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상설·순회전시를 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록유산 전체에 대한 일반인 및 전문 연구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원본은 수장시설에 보관하더라도 정보화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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