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죽인 사람 죽여도 되나" 인도 '시끌'

김세훈 기자 2015. 10. 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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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먹었다' 헛소문에 이슬람 교도 폭행 사망

일주일 전 발생한 무슬림 남성의 죽음이 인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슬람교도 무함마드 이클라크(52)는 지난달 28일 힌두교 주민 200여명에게 맞아 사망했다. 아들도 심하게 두들겨 맞았으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클라크가 살해된 것은 집에서 소를 잡아 먹었다는 소문 때문이다. 경찰이 이클라크 집에서 수거한 고기는 양고기로 밝혀졌다.

힌두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BJP)은 지난해 집권한 뒤 힌두교도가 성스럽게 여기는 소의 도축과 소비를 금지하는 법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BJP 정치인들은 용의자들을 옹호하고 살해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확산시켰다. 상원의원 타룬 비제이는 “추측만으로 폭력을 쓰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 말은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폭력을 가해도 좋다는 뜻인가”로 해석돼 비판을 받았다. 마레스 샤르마 문화부 장관은 “우연한 사건”이라 폄하했고 지역 정치인들은 “용의자들이 처벌받으면 힌두교도들이 앙갚음을 할 것”이라고 떠들었다. BBC는 “주 정부도 유족에게 위로금을 주고 돈으로 덮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용의자 11명을 체포했는데 그중 8명이 현지 BJP 소속 고위층 가족이었다.

뉴델리 곳곳에서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소 때문에 사람을 죽여서는 안된다”며 사람을 먹는 소 그림을 들고 나왔다. 트위터 등에는 “나는 소를 먹는 사람이다”라는 문구와 쇠고기 요리법도 등장했다.

힌두교도와 비힌두교도 사이 갈등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는 모디 총리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역사학사 시브 비스바나단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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