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결산①] 치열했던 순위싸움과 삼성의 5연패 금자탑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5. 10. 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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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올시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삼성이 다시 한 번 페넌트레이스를 1위로 완주했다.

지난 3월2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막을 올린 2015 KBO리그가 192일 동안 팀 당 144경기,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로 진행된 올시즌은 선두 및 3, 4위 싸움, 올해부터 신설된 와일드카드를 건 다수 팀들의 경합 등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면서 높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국 메르스 여파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2012년 715만6,157명을 넘어 736만529명의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이 세워지기도 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삼성, 대항마는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타도 삼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올해에도 삼성이 대항마들을 변함없이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88승56패(승률 0.611)를 기록하며 2위 NC(84승57패3무 0.596)를 2.5경기 차로 제치고 10개 구단 체제에서 치러진 첫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2011년 이후 전인미답의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

삼성은 일본으로 떠난 밴덴헐크를 비롯해 내부 FA를 모두 잡지 못하는 등 특히 마운드진에 누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팀 평균자책점(4.69 3위)은 지난해(4.52 2위)보다 다소 올라간 것이 사실이지만 윤성환(17승8패), 피가로(13승7패), 차우찬(13승7패), 클로이드(11승11패), 장원삼(10승9패)까지 역대 최초로 투수 5명이 선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약 2경기 당 한 번 꼴로 퀄리티스타트(75회)를 기록하며 최강 선발진의 위용을 뽐냈다. 불펜에서도 안지만이 한 시즌 역대 최다인 37홀드, 임창용이 11년 만에 33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며 무게 중심을 잡았고, 박근홍, 심창민 등이 차우찬의 보직 이동으로 인한 공백을 훌륭히 채웠다.

타선의 위력 역시 막강했다. 팀 타율 3할2리로 지난해 3할1리에 이어 2년 연속 3할 고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이어갔고, 10명의 타자가 100안타를 돌파하는 등 특정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균형이 돋보였다. 나바로-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고, 구자욱과 박해민 등 젊은 피는 물론 노장 이승엽 역시 변함없이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구자욱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부상자들의 공백을 완벽히 채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상태다.

투타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룬 삼성조차도 주춤한 모습은 있었다. 5월 NC의 기세가 워낙 강했고, 6월 초반에는 5연패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후반기에는 다시 한 번 힘을 가다듬어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지만 9월 중후반 6연승 직후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NC의 마지막 반격에 바짝 긴장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기의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낸 끝에 다시 한 번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최후의 승자가 됐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공룡 군단의 완전체 진화, 곰과 영웅의 혈투

앞서 언급했듯 삼성의 독주 체제를 시종일관 견제했던 유일한 팀은 바로 NC다. 1군 무대에 진입한 2013시즌 7위(52승72패4무)에 오르며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은 NC는 불과 2년 차 만에 3위(70승57패1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3년 차인 올해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성적(84승57패2무)으로 완전체 진화를 이뤄냈다.

NC 역시 삼성만큼이나 투타 밸런스가 돋보였다. 팀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선두에 올랐고, 팀 타율(0.289) 4위, 팀 득점 3위 등 타선 역시 여러 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마운드에서는 다승왕에 오른 해커(19승5패)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손민한, 이태양, 이재학이 각각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신구조화를 이뤘고, 스튜어트 역시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선보였다. 불펜에서도 김진성, 이민호, 최금강, 임정호, 임창민 등이 제 역할을 다해내며 뒷문을 굳게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테임즈가 타율 3할8푼1리(1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130득점(1위), 40도루(5위), 출루율 4할9푼7리(1위), 장타율 7할9푼(1위)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을 독식했으며, 역대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괴물 활약을 남겼다.

그러나 테임즈의 활약에만 치우친 것은 절대 아니다. 나성범, 이호준이 테임즈의 앞뒤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이룬 것을 비롯해 팀 도루 204개의 압도적인 수치로 육상 야구의 진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전 9명이 KBO리그 최초로 규정 타석을 모두 채운 것 역시 값진 성과.

NC는 4월까지 10승14패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5월 20승5패1무로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수립하며 급격히 도약했고, 8월 다시 한 번 19승5패의 상승세를 통해 마지막까지 삼성을 물고 늘어졌다. 비록 최후의 고비를 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으나 NC에게는 아직 포스트시즌 설욕의 기회가 남아있다.

삼성과 NC가 양 강 구도를 형성했다면 두산과 넥센은 3~4위를 놓고 마지막까지 혈전을 벌였다. 두산은 유희관, 장원준은 물론 허준혁, 진야곱, 이현호가 오랜 숙원이었던 좌완 왕국을 구축했고, 로메로의 부진 속에서도 토종 타자들의 활약이 변함없이 눈부셨다.

넥센은 올해에도 토종 선발 발굴의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으나 박병호가 또 한 번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MVP 경쟁에 뛰어들었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유한준, 강정호의 공백을 만족스럽게 채워낸 신인 김하성 등을 앞세워 이번에도 화끈한 야구를 선보였다.

5월 후반부터 4강권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두 팀은 한 때 선두권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8월부터 점차 힘이 떨어지면서 3위 자리를 건 승부를 펼쳤다. 8월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두산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9월을 기점으로는 넥센이 오히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지만 시즌 막판 두산이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 최종전에서 기어이 3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신설로 그동안과 달리 3위에게 상당한 혜택이 주어진 가운데 두산이 이 효과를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살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WC 최대 격전지, 최후에 웃은 SK

5위에게도 와일드카드를 통한 가을야구 희망이 주어지면서 올시즌은 일찌감치 맥 빠지는 일 없이 마지막까지 뜨거운 순위 싸움이 전개될 수 있었다. 특히 SK, KIA, 한화, 롯데에 이르기까지 무려 4개팀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이 가운데 SK에게 가을 야구에 도전할 극적인 기회가 돌아갔다. SK는 후반기 초반까지 한화와 5위 경쟁을 펼쳤지만 급격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고, 9월15일에는 8위까지 미끄러지며 전망이 어두웠다. 그러나 막판 선발진의 안정화와 함께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의윤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엇박자를 내던 투타 간의 조화가 이뤄졌고, 결국 극적으로 5위로 재도약하는데 성공했다.

한화는 전반기까지 가장 많은 역전승을 따내는 등 ‘마리한화’ 열풍을 리그에 불어넣었지만 장기레이스를 펼칠 힘을 비축하지 못했다. 선발진의 부진 속에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던 불펜진의 위력마저 크게 떨어지면서 후반기 승률 최하위에 그쳤고, 결국 김성근 감독도 복귀 첫 해 고배를 마셨다.

KIA는 센터 라인의 공백으로 인해 시즌 전부터 약체로 분류됐고, 실제 시즌 막판 스스로가 5강 기회를 날리고 말았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과 더불어 리빌딩의 초석을 다진 한 해가 됐다. 김기태 감독은 본인만의 뚝심과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들을 이끌었고, 양현종과 윤석민이 선발과 불펜에서 마운드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또한 이홍구, 백용환, 김호령, 강한울, 박찬호를 비롯해 임준혁, 홍건희, 심동섭 등이 확실한 경험을 쌓으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롯데는 지난해 CCTV 파문 등 온갖 잡음 속에서 힘찬 재도약의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올해도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즌 초 강민호의 부활 및 황재균의 맹타로 좋은 분위기를 내달렸고, 외국인 선수 3명 모두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6월부터 불펜진의 난조, 야수진의 실책 등에 발목을 잡혔다. 9월 들어 뒷문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순식간에 8위에서 5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막판 집중력을 살리지 못해 경쟁을 펼쳐온 4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5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 밖에 일찌감치 9위로 떨어진 LG는 류제국, 우규민 없이 개막을 맞이한 가운데 4월까지는 무사히 버텨내는 듯 했지만 7연패를 기점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일정을 거듭할수록 베테랑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애를 먹었고, 반등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우규민과 박용택이 투타에서 그나마 자존심을 지킨 점과 양석환, 유강남, 서상우, 안익훈 등 젊은 피를 발굴한 점에 의미를 둬야 했다.

kt는 개막 11연패로 시즌을 출발하는 등 4월까지 3승22패에 그쳐 신생구단으로서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롯데와의 빅 딜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고, 댄블랙을 영입해 외국인타자 2인 체제를 가져간 것이 신의 한 수로 작용, 6월부터 고춧가루 부대로서 대반격을 펼쳤다. 중심 타선은 물론 FA로 영입한 박경수와 박기혁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반등 요인. 조무근을 주축으로 젊은 불펜 자원들을 발굴해낸 것도 kt가 첫 시즌 남긴 큰 소득이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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