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에너지 공기업 자산가치..'꼼수 회계' 지적
[앵커]
자원외교에 동원된 에너지 공기업들이 많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장부상으로는 양호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부만 보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이지요. 손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꼼수회계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 나온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보고서입니다.
총 자산 5조8519억원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멕시코 볼레오 광산의 가치가 1조9000억원으로 평가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내부 이사회 자료에는 이 광산의 순자산가치가 8700여억원에 그친다고 쓰여 있습니다.
캐나다 캡스톤 광구의 장부상 가치도 1850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주가를 반영하면 200억원도 못미칩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 : (보고서에 나온 것보다 실제) 주가는 훨씬 못 미치지만 손실을 인식하지 않은 게 감사보고서에 나와 있던 거죠.]
석유공사도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장부가를 44억5600만달러라고 보고하면서 블랙골드 광구 가치를 24억4400만 달러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하베스트사 자체 보고서에서는 15억6900만 달러로 명시돼 있습니다.
약 9000억원 가량이 부풀려진 겁니다.
[김경률/회계사 : 이런 회계 처리는 분식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습니다. 자원외교에서 발생한 손실을 최대한 늦춰서 인식하게 하려는 태도로 보입니다.]
손실 반영을 미루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이같은 꼼수 처리로 대책 수립만 늦어진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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