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지원 반군세력만 때리는 러시아에 뿔났다

2015. 10. 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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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붕괴 위기에 직면한 시리아 정부의 구원투수로 나선 러시아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을 의도적으로 공습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심기가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시리아 배치 러시아 전투기들의 공습이 CIA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에 의도적으로 집중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의 분노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 내에서는 대리전 양상을 빚는 시리아 내전에 미국이 깊숙이 발을 담그지 않고 친미 반군 세력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에 부심하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CIA 지원을 받는 반군에 대한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습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런 행태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시리아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나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런 정서를 고려해 미 국방부는 친미 반군 세력의 배치 현황 정보를 러시아 측과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가 이를 공습에 직접 사용하거나 시리아 정부에 넘겨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공습 첫 날이라면 (CIA의 지원을 받는 반군 본부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이) 실수로 여겨지겠지만, 계속 이어지면서 의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러시아는 공습 표적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들도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한편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습을 통한 러시아의 의도는 무엇보다 세력기반이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알아사드 정권을 떠받치고 IS 격퇴전보다는 반군 세력들이 정부 통제 지역을 더는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미 정보 당국자는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다른 '테러조직'들을 격퇴하려고 시리아에서 공습을 시작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공습은 IS, 누스라 및 다른 테러조직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최고 당국자들은 또 시리아 내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현 작전이 공습에 국한될 것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인터팍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와의 합병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처럼 시리아 내전에서도 러시아 '자원군'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반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첫 번째 공습 목표는 시리아 중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타자무 알에제 조직이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9시에 있은 첫 공습 이후 사흘 동안 이 조직에 17차례나 더 공습이 이뤄졌으며, 특히 4차례의 첫날 공습에서는 조직 본부가 주 표적이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중도파 성향의 반군들이 장악한 특정 지역은 러시아가 공습하지 말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러시아가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무기로 오히려 이들에 대한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철회했다.

CIA와 달리 IS 격퇴전을 전담하는 반군 양성과 지원에 주력하는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지원 반군이 공격을 당하면 방어에 나설 뜻을 분명히했다.

반면, CIA 지원을 받는 반군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지원이 없으면 러시아군 공습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애초 백악관 측은 미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이 IS 등 불순한 세력 수중에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내전 초기부터 친미 시리아 반군에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공습으로 인해 위급해진 반군 세력이 미국이 허용한 곳이 아닌 다른 공급선을 통해 이를 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와 다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영국의 데일리미러 온라인판은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 지원을 위해 대대급 규모의 최정예 특수부대(스페츠나츠)를 시리아에 비밀리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자유시리아군(FSA) 등 서방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에 대한 전면 공격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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