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내 한국인 피살사건 잦은 이유는?

박대로 입력 2015. 10. 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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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살인청부가 횡행하는 필리핀 현지 상황과 한국 조직폭력배의 필리핀 도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6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필리핀에서 발생한 우리국민 피살사건 25건 중 범인이 검거된 사례는 8건에 그쳤다.

실제로 필리핀 내 한국인 피살사건 범인 검거율은 타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 12건의 경우 12건 모두 범인이 검거됐다. 미국의 경우 8건 중 6건, 일본의 경우 4건 중 4건에서 범인이 검거됐다.

필리핀 전체 살인사건 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필리핀에선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10명 꼴로 피살됐다. 반면 2013년 우리나라에선 10만명당 1.9명이 살해됐다.

필리핀 내 살인사건이 많은 것은 총기 불법거래와 살인청부 범죄 등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에선 불법총기가 100만정 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0만원을 지불하면 살인청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한국인 조직폭력배들이 현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한국인 피살사건이 잦은 이유 중 하나다.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과 현지인이 동업하다가 현지인이 사업을 접수하기 위해 청부살인으로 한국인을 살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필리핀 경찰의 수사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범인이 잡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범죄가 빈발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민관 합동 대책회의 8일 서울서 개최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우리정부는 8일 관계부처와 필리핀 내 코리아데스크에서 일하는 우리 경찰, 필리핀 경찰 관계자, 한인회 관계자 등을 서울로 불러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선 우리 국민 밀집지역 방범시설 설치 예산 지원, 우리 국민 관광객과 은퇴이민 예정자에 대한 필리핀 치안 현황 홍보, 필리핀 도피 사범 송환대책, 필리핀 내 우리 국민 보호인력 증원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아울러 법무부와 검찰, 경찰, 외교부는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도피한 조폭이나 범죄사범을 국내로 송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필리핀을 방문하는 우리국민에게 현지 치안 상황을 설명해 이민이나 유학 시 면밀히 검토토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은 한국인을 8만8000명이나 수용하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한 면이 있다"며 "(필리핀이)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한국사람이 몰려가면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필리핀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은 필리핀 내 많은 지역이 위험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우리정부가 여행경보를 높이는 것에는 부담을 갖고 있다"며 "먹고 살아야하고 장사도 해야 하는데 한국정부가 여행경보를 올리면 장사가 안 되므로 상당히 힘들어한다"고 현지 교민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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