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타결]TPP 원체결국서 몸뺀 한국, 2차 가입 손익 따져보니..

세종 2015. 10.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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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국과 FTA 선타결 '충격파 제한적'.. "산업민감도 높은 日과 양자협상이 진검승부"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10개국과 FTA 선타결 '충격파 제한적'… "산업민감도 높은 日과 양자협상이 진검승부"]

7년을 끌어온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이 5일 마침내 타결됐다.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7.1%, 세계 교역의 25.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의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어떤 형태로든 우리가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13년 11월 TPP에 '관심 표명'을 한 후 지금까지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참여를 결정해도 협상이 타결된 만큼 원체결국이 아닌 2차 가입국으로나 참여가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 정부의 참여 결정이 늦어져 미국, 일본 등이 이미 짜놓은 판을 수용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협상에 임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TPP 출범 후 2차 가입국으로 합류하는 것은 한국에 불리하기만 한 일일까. 전문가들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TPP 협상은 참여국이 다수일 뿐 기본적인 틀은 다른 FTA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참여국들은 전체가 모여 가입국간 무역·투자 자유화의 룰인 '규범'을 협상한다. 2차 가입국은 원체결국이 만든 규범을 그대로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진 TPP의 규범은 △국유기업 우대조치 제한 △지식재산권 보호 △보조금 금지 등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하고는 한·미 FTA의 규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런 쟁점들은 WTO(세계무역기구) 등 기존의 다자 협상에서도 한국이 지속적으로 대응해 온 것들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크게 손해 볼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많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현재로서는 TPP가 한·미 FTA를 기본으로 몇 가지 쟁점들이 플러스된 형태"라며 "플러스 요인들만 잘 협상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관세인하 품목 및 폭 등을 결정하는 시장접근 협상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접근 협상은 공통으로 적용되는 단일 양허안이 존재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무역규모가 큰 국가는 별도의 개별 양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무역환경 등을 고려할 때 참여시 개별 양허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미 미국과 FTA에서 99%에 육박하는 자유화율을 달성하고 있다. 또 일본, 멕시코를 제외한 10개 원체결국과 양자 FTA가 발효됐거나 발효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큰 폭의 내용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TPP 회원국 대부분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상황"이라며 "한국이 TPP에서 배제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대일(對日) 가격 경쟁력에 다소 부담은 생겼지만 당장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TPP는 발효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한국은 이미 발효한 FTA로 경쟁력이 누적되는 상황"이라며 "TPP 타결이 국내 업체들에 달갑지 않은 뉴스지만 긍정적인 전망을 바꿀 정도의 악재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접근 협상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은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등 원체결국들이 '쌀시장 개방' 등 한국의 아킬레스건을 협상테이블에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협상인 만큼 취약 분야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분야의 양보가 불가피하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주력산업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만큼 사실상 일본과의 협상이 TPP 가입의 실익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큰 시각에서 TPP에 2차 가입국으로 합류하는 것에 대한 추가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쌀시장 등 우리 정부가 민감한 분야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협상전략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PP 전략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안덕근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TPP에 가입할 경우 일본과의 협상이 가장 중요하다"며 "실제 발효되기까지는 1~2년 정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정부와 산업계가 철저하게 대비해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유영호 기자 yhry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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