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정지 구형' FIFA는 왜 정몽준 죽이기에 나섰나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10. 6. 1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19년이다.

2010년 행해진 2022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 ‘한국 유치위원회 지원 행위’로 15년 자격정지가 구형됐다. 또한 최근 여러 가지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4년이 추가됐다.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 후보 등록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제프 블래터 현 FIFA 회장 측의 공세로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왜 FIFA는 정몽준 죽이기에 나선 걸까.

정몽준 명예회장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FIFA 움직임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했다.

지난 8월부터 외신을 통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의 청문회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 제공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은 “청문회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며 보도를 인정하면서 청문회가 잘못된 것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격정지 구형의 이유는 이렇다. 2010년 행해진 2022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 ‘한국 유치위원회 지원 행위’로 일단 15년 자격정지가 구형됐다. 또한 최근 여러 가지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4년이 추가됐다.

특히 15년 자격정지가 된 ‘한국 유치위원회 지원 행위’는 당시 한국 유치위원회가 제안했던 ‘국제 축구 기금(Global Football Fund : GFF)’을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회원들에게 보낸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은 “집행위원이 자국의 유치활동을 돕는 것은 FIFA의 오래된 전통이며 자연스럽고 애국적 행위며 이런 행위를 막는 FIFA 규정도 없다”라며 “국제 축구 기금에 어떠한 비정상적인 것도 없었다. 어떠한 금품이나 개인적 이익도 수수된 적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결국 청문회는 대리인 출석으로 진행시킬 정 명예회장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앞으로 FIFA회장 후보 등록까지 딱 20일 남았다는 점(후보 등록 마감 10월 26일)이다. 만약 이때까지 청문회가 열리고 조금이라도 구형 징계가 반영될 경우 정 명예회장의 FIFA 회장 후보 등록은 불가능해진다.

정 명예회장은 “어떻게 해서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최선을 다해서 후보등록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제프 블라터 회장. ⓒAFPBBNews = News1

왜 이렇게 FIFA는 정 명예회장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일까.

사실 정 명예회장은 선거와 관련한 활동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 후보 중 하나다. 한국을 포함해 기자회견 5회, 프랑스 파리 출마 선언 기자회견 1회 등 벌써 6차례나 언론과 만난 것은 물론 외신 시사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유세 중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 때마다 “블래터 회장은 즉각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 “플라티니 UEFA회장의 부정선거행위를 포착했다”, “FIFA 윤리위는 블래터의 살인청부업자”와 같은 폭탄 발언을 심심찮게 해왔다.

게다가 정 명에회장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재정적으로 그 누구보다 안정돼있고, 오랜 FIFA 부회장 경험, 매번 유럽이 독식한 FIFA 회장자리를 새로운 대륙에서 가져갈 수 있는 후보라는 점 등이 친(親) 블래터 세력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이처럼 19년 자격정지 구형이라는 강경책을 FIFA 측은 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불리한 것은 정 명예회장이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입장에 상대가 여는 청문회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회장선거 등록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후보 등록 자체가 힘들다.

어쩌면 이번 공세가 그만큼 정 명예회장이 수없이 난립한 FIFA 회장 후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후보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위협적이니 가장 위협적인 공격이 가해지는 것. 정 명예회장도 “제가 블래터 회장이 가하고 있는 흑색선전의 공격목표가 되었다는 사실은, FIFA 회장 후보가 되는 데 있어서 저의 가장 강력한 추천서인 셈이고 제가 FIFA 개혁을 이끌 사람이라는 가장 훌륭한 증거다”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제공

그렇다고 해도 일단 이번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면 정 명예회장의 FIFA 회장 도전은 후보등록도 못해보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분명 불리한 것은 정 명예회장이다.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과연 그 방법들이 얼마나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