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中·高 영양사들 "저질급식 주며 괴로웠다"

정유진기자 2015. 10. 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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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조사

재료 당일사용 원칙 위반 확인 10여개校 급식비리 감사 검토 충암고 총동문회, 자체 조사도

급식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충암중·고의 급식실 영양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의 급식 비리 감사에서 학생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충암중·고의 급식 비리 감사에서 영양사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영양사들은 열악한 급식실 환경과 학교 측의 강요로 학생들에게 저질 급식을 제공하면서 죄책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영양사들은 '직장이 충암중·고 급식실인 것이 원망스럽다' '급식을 준비하면서 매일 괴로움에 시달렸다'며 힘든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사들은 충암중·고의 급식실 시설이 열악해 학생들의 위생을 위협하는 수준이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영양사들의 진술에 따르면 충암중·고의 급식실은 조리도구가 턱없이 부족하고 바닥 포장 상태가 불량해 급식 위생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감사실은 영양사들의 진술을 토대로 충암중·고가 당일 재료를 공급받아 당일 사용해야 하는 원칙을 어긴 사실도 확인했다.

교육청은 이들 영양사들을 조사한 후 급식비 횡령 등에 깊숙이 관여한 영양사 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영양사는 현재 충암중·고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식 비리 사태와 관련, 충암고 총동문회는 학부모 대표단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조사를 하기로 했다.

교육청의 감사 결과 발표 후 충암중·고의 급식 실태와 관련한 고발과 성토가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충암고 교장은 지난 4일 '학생, 학부모, 졸업 동문님들에게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교육청 관련자들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청은 서울 시내 10여 개 급식 비리 의심 사학 등에 대한 특정 감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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