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보다 20만원 비싼 TV..'역' 블랙프라이데이

입력 2015. 10. 6. 09:47 수정 2015. 10. 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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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실속없는 잔치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의원(새정치민주연합, 강북갑)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내수 진작, 소비활성화 유도 및 관광산업 발전 도모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2주간 진행 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의 본격적인 준비는 8월 중순부터 시작돼 실제 준비기간이 1.5개월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가보다 ‘90’원 할인했다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의 한 상품.

오 의원은 준비기간이 짧았던만큼 실제 행사의 실속도 없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산업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전국의 백화점ㆍ대형마트ㆍ편의점 등 2만6000여개 점포와 전국 200여개의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체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업체별로 50~70%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50~70%의 할인율이 적용된 제품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제품은 가을 정기세일 수준의 할인이 이루어지고 있어 50~70%의 할인제품은 미끼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오 의원 측은 지적했습니다. 또 정가를 부풀린 후 할인을 적용하여 실제 할인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인 사례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서울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일례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제품으로 판매한 43인치 TV는 정가가 172만원으로 할인가 96만원에 판매됐는데,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78만원에 살 수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냉장고 역시 인터넷 최저가를 뛰어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블랙프라이데이 판매가 259만원인 한 모델은 인터넷에서는 216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쇼핑을 통해 더욱 싸게 살 수 있는 모델들이 있다보니 굳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죠.

또 모 대형마트에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적용한 초코과자는 정가가 1290원, 할인가가 1200원으로 할인율이 저조했는데, 실제 최근 1개월간 해당 과자의 평균가격은 900원대, 최저가격은 700원대였던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 의원은 “우리나라의 유통구조 상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을정기세일 정도 수준의 행사를 마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규모로 과도하게 홍보한 산업부의 탁상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는 정가 부풀리기, 유명무실한 할인가격 적용 등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실질적으로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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