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명 실종 과테말라 산사태 지역, 또 공동묘지 되나(종합)

2015. 10. 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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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40명, 실종자 수색 난망..정부, 사흘간 애도기간 선포
4일(현지시간) 과테말라시티 외과 마을의 산사태 현장에서 중장비가 토사를 걷어내며 구조.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과테말라시티 외곽 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희생된 주민의 장례식이 4일 치러졌다.(AFP=연합뉴스)

사망 140명, 실종자 수색 난망…정부, 사흘간 애도기간 선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시신이라도 찾아 제대로 묻어주고 싶어요."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외곽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 시의 산간 마을에서 1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산사태에 따른 사망자가 5일까지 140명 안팎으로 증가한 가운데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구조작업은 시신 발굴로 바뀌고 있다.

과테말라시티에서 15㎞가량 떨어진 캄브라이라는 원주민 마을의 뒷산이 붕괴하면서 12만t 분량의 거대한 토사 더미가 125가구를 덮쳤고, 이들 가구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는 300여 명에 달한다고 프렌사 리브레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과테말라 소방당국은 3일 비가 내리면서 토사 더미로 빗물이 흘러들어 그나마 무너진 가옥 속에서 살아남아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을 주민들도 모두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 이미 시신이 부패하는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 발굴되는 시신도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이 어렵자 당국은 지문 감별과 유전자 분석을 병행하기로 했다.

구조대는 휴일인 4일 삽 등으로 일일이 토사를 흙을 파내는 작업을 포기하고 불도저 등 중장비 70여 대를 동원해 토사를 들어내다가 시신이 절단돼 나오면서 유족들이 항의하자 이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적십자가 사고 현장 인근에 임시 장례식장을 차린 가운데 한 살배기 손자 등 가족 19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주민 이스마엘 에스트라다(59)가 열 살짜리 손녀 1명의 시신을 겨우 찾아 200여 명의 피해 주민들이 흐느끼는 가운데 장례식을 치렀다.

에스트라다는 "시간이 너무 지났다. 살아서 보기는 어렵더라도 시신이라도 찾아 제대로 묻어주고 싶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수색작업은 48시간 동안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도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10년 전 유사한 산사태가 발생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실종자의 시신을 제대로 거둬들이지도 못한 채 이곳이 공동묘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5년 10월 과테말라시티 서쪽 140㎞ 떨어진 파나바흐 마을의 1천 가구를 덮친 산사태 발생 시 지역에 거주했던 2천 명 안팎의 원주민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실종된 것으로 처리됐고 정부는 공동묘지로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천300여만 명의 과테말라에는 원주민 등 30여만 명이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번 산사태로 가옥이 부서져 이재민이 된 주민 200여 명은 임시로 마련된 대피소에 수용됐다.

정부 당국은 2009년 이 마을을 지나는 소하천이 자주 범람해 산기슭을 침식함으로써 산사태 위험이 커 이주를 권고했다고 밝혔으나 길게는 20년간 집을 짓고 살고 있던 주민 중 일부는 그러한 통보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알레한드로 말도나도 대통령은 사흘간 국민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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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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