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결산] '용두사미' 한화, 부상자 속출에 꼬여버렸다

2015. 10.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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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2015시즌 한화 이글스의 행보. 냉정히 평가하자면 '용두사미'가 맞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후반기에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돌아온 건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성적표였다.

한화는 68승 76패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 하지만 전반기를 44승 40패(승률 0.524), 5위로 마치고도 후반기 24승 36패(승률 0.400)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후반기 성적은 리그 최하위(10위)였다. 특히 8월 9승 16패(승률 0.360)로 무너진 게 두고두고 발목을 잡았다. 8월 이후 성적이 20승 31패(승률 0.392)에 불과했다. 결국 시즌 최종전인 3일 kt wiz전 패배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한화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성근 감독 영입을 통해 도약을 노렸다. FA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4년 34억원), 배영수(3년 21억 5천만원)까지 투수 3명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셋의 풍부한 우승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마무리캠프부터 강훈련의 연속이었다. 특타와 펑고, 러닝은 한화의 기본 훈련 메뉴였다. 이전과 강도 자체가 달랐다. 시즌 중에도 원정경기 전, 홈경기 직후 특타는 예사였다.

가장 아쉬웠던 건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김 감독도 "부상자가 많았던 게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했다. 부상자 하나하나 뜯어보면 올해 한화가 지금 성적을 낸 것도 용하다.

안 아팠던 선수를 찾는 게 훨씬 쉬웠다. 정근우는 스프링캠프에서 턱을 다쳐 시즌 초반 결장했다. 이용규와 김경언(이상 종아리), 김태균(손목, 옆구리), 김회성(어깨), 조인성, 제이크 폭스, 이시찬(이상 햄스트링) 등 야수들이 최소 한 차례 이상 부상으로 이탈했다.

한상훈도 발목 수술 여파와 목 통증으로 올 시즌 1군 35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송광민은 오른 팔꿈치, 이종환은 오른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 정범모도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에 다녀왔다. 설상가상 최진행은 도핑 양성반응으로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기존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10경기만 치르고 짐을 쌌다. 김 감독은 "내가 구상한 대로 외야진을 움직여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괴로워했다.

투수 쪽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태양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윤규진은 어깨 부상으로 2차례 엔트리에서 빠졌다. 왼 팔꿈치 근육통을 호소한 박정진도 지난달 10일 SK전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은 부상으로 짐을 쌌다. 미치 탈보트도 허리 통증을 호소해 로테이션을 걸렀다. KIA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좌완 임준섭도 지난 5월 16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선발투수 부재 또한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시즌 막판 에스밀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 안영명이 잘 버텨줬다. 하지만 확실한 5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건 아니었다. 송창식이 '땜질 선발'로 나가기 일쑤였다. 김 감독은 "분명한 건 선발투수 없는 팀은 100% 후반에 가라앉는다. 그게 한화의 약점이자 후반기 가장 큰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탈보트와 안영명이 지난 2011년 류현진(당시 11승, 현 LA 다저스) 이후 4년 만에 한화의 10승 투수로 등극한 게 수확이었다.

타선은 나름 짜임새가 있었다. 정근우-이용규 테이블세터, 김경언-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진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김회성, 조인성도 일발 장타력을 갖췄다. 강경학은 공포의 9번타자로 떴다. 경쟁력이 충분했다. '루키' 주현상과 송주호는 내·외야 수비에서 어마어마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시즌 막판 집중력 부재로 득점에 애를 먹었다. 특히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8월 18일~19일 대전 NC전, 20일 대전 kt전까지 3경기에서 총 11안타 3득점에 그쳤다. 팀이 7연패에 빠졌다. 여기서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마운드에서는 필승조 권혁 윤규진 박정진에 김기현, 정대훈이 적잖은 힘을 보탰다. 윤규진이 빠진 상황에서 '기대정권 쿼텟(김기현-정대훈-박정진-권혁)'이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딱 7월까지만 그랬다. 7월까지 4.91이던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8월 이후 5.48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불펜(4.41→6.06)도 완전히 무너졌다. 불펜 붕괴와 함께 추락했다. 이후 반등은 쉽지 않았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한 첫걸음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한화는 송은범 이성열 허도환 등 중고참급 선수들도 참가한다. 최윤석 오선진 하주석 김경태 김용주 등 군 제대 선수들도 동행한다. 김 감독도 6일이나 7일 미야자키로 출국해 선수들을 지켜볼 예정. 그는 "5일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야쿠르트 스왈로즈) 이겼더라. 잘하더라"며 반색했다. 일단 주축 선수들에겐 15일까지 휴식을 줬다. 신체검사 후 마무리캠프 명단을 짤 예정이다. 김 감독의 눈은 벌써 내년 시즌을 향하고 있다.

[MVP]

'초저가 FA' 김경언의 대반전

올 시즌 한화의 MVP 한 명을 꼽자면 단연 김경언이다. 3년 총액 8억 5천만원, '초저가'에 FA 계약을 했는데, 가격 대비 성능은 으뜸이었다. 올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7리(377타수 127안타) 16홈런 78타점 출루율 4할 1푼 4리 득점권타율 3할 2푼 3리를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0.939에 달했다.

특히 3번타순(타율 0.320)과 5번타순(0.376)에서 4번타자 김태균을 확실히 보좌했다. 좌투수(상대 타율 0.321), 우투수(0.345), 언더투수(0.348)를 가리지 않은 점도 매력이다. 사구에 맞아 종아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성적을 써냈을지 더 궁금하다. 물음표를 느낌표 두 개로 바꾼 시즌이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사진 및 기사 구매 content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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