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손흥민이기에 '꿈'이라도 꿀 수 있다

최용재 2015. 10.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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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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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선수에게 발롱도르(Ballond'or)는 '꿈'이다.

발롱도르는 세계 최고 축구 선수라는 영예를 품고 있는 상이다. 한국인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는 없다. 아시아에도 없다. 이 꿈은 진정 꿈으로만 끝나는 것일까. 한국에 세계 최고가 등장하기란 불가능한 일일까.

지금은 확률 0%다. 하지만 미래는 단정 지을 수 없다. 희박하지만 단 1%라도 희망을 제시하는 이가 있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재능, 손흥민(23·토트넘)이 그 주인공일 수 있다.

족저근막 손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스페인의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3일(한국시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후보 59명의 명단을 단독 보도했다. 이 명단에는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 등 익숙한 이들이 보인다. 메시(4회)와 호날두(3회)는 최근 7년 동안 발롱도르를 나눠 가졌다.

익숙하지 않은 놀라운 이름도 있었다. 손흥민이었다. 2010년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통합된 뒤 한국인으로서 손흥민이 처음 이름을 올렸다. 감격할 일이다. 후보에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세계 최고'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는 증표다. 세계 축구가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발롱도르가 지닌 파급력은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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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번 수상 가능성은 0%다. 메시 혹은 호날두 둘 중 한 명이 수상할 것이 자명하다. 지금 손흥민은 후보에 포함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만족스러워야 할 때다.

하지만 앞으로 손흥민이라면 달라져야 한다. 아직 젊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렇기에 의지도 경기력도 더욱 성장해 발롱도르를 향해 다가서야 한다. 꿈은 크게 꾸라고 했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보다 큰 꿈을 가지고 전진하는 것이 낫다. 1%의 가능성이라도 잡으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손흥민이기에 이런 꿈이라도 꿀 수 있다.

꿈을 위해 나아가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그의 포지션이다. 중앙이냐 날개냐에 대한 고민이다. 어떤 포지션이 그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의견은 갈린다. 그가 두 포지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 고민은 깊다. 레버쿠젠에서는 날개로 주로 나섰다. 토트넘으로 이적해서는 중앙으로 뛰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대표팀 감독은 날개 손흥민을 선호한다. 감독의 성향과 전술에 따라 그의 자리가 바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멀티 플레이어로서 다양한 재능을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한 포지션에 특화된, 압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발롱도르 역대 수상자를 보면 한 포지션에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는 선수들이었다. 다른 포지션으로의 이동은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그 포지션이 곧 팀의 전술이었다. 메시도 호날두도 그렇다.

손흥민 역시 그런 포지션을 선점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최적의 포지션은 어디일까. 전문가들 역시 의견이 갈린다. 두 포지션 모두 탁월하기에 생긴 아이러니다.

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축구인은 "손흥민 같은 경우에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멀티 자원을 선호한다. 두 포지션 모두 가능한 손흥민은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자원"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압도적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 포지션에 특화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한다. 메시와 호날두의 포지션은 바뀌지 않는다. 한 포지션에 집중해야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 올리고 최상의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한 게임 업체가 재미있는 통계를 발표했다.

넥슨(대표 박지원)이 서비스하고 실제 축구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온라인 축구게임 'FIFA 온라인 3'가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 골수를 예상했다. 프리미어리그를 100번 반복 시뮬레이션 한 결과다. 재미있는 것은 중앙 공격수와 날개를 따로 실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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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 ‘FIFA 온라인3’에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캐릭터)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장면(왼쪽)과 역동적으로 공을 달라 손짓하는 모습(오른쪽) . [넥슨 제공]
이미 그는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9월 18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1차전에서 2골을 넣었고, 크리스탈 팰리스(9월 20일)와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도 1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남은 일정으로 시뮬레이션을 했기에 이 3골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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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뮬레이션 결과, 중앙으로 나섰을 때 손흥민은 12골 4도움을 올렸다. 이전 3골을 더해 올 시즌 총 15골 4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날개 나세르 샤들리(26)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킨 경우가 전체 득점의 40%에 달할 정도로 샤들리와의 찰떡궁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측면 자원으로 나섰을 때 골 수는 줄고 도움 수는 늘었다. 손흥민은 6골 5도움을 기록했고, 이전 기록과 합쳐 총 9골 5도움을 올렸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22)에게 2개의 어시스트를 성공시켰다. 물론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포지션이든지 확실한 원 포지션 체제를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롱도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길이다.

그와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차두리(35·FC서울)는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손)흥민이가 메시와 호날두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에도 세계 최고의 선수가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의 모든 축구인, 모든 팬들도 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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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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