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출루율 6위' 추신수, 지구 우승 이끈 '강한 2번'

박대현 기자 2015. 10.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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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지구 최하위가 예상됐던 팀이 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추신수(33, 텍사스 레인저스)는 후반기 놀라운 출루율로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했다. LA 에인절스, 휴스턴 2강 체제로 판세를 굳혀 가던 AL 서부지구의 국면 전환을 이끌어 냈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6위를 차지한 추신수는 텍사스판 '을미환국'을 이끌어 낸 일등 공신이다.

올해 타율 0.276 출루율 0.375 장타율 0.463 22홈런 82타점 94득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번 타순에서 푸짐한 밥상을 차리며 팀의 4년 만의 AL 서부지구 우승에 이바지했다. 추신수 개인에게도 의미가 특별한 우승이다. 부산의 야구 천재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라는 청운의 꿈을 품고 태평양을 건넌 지 1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3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에 한몫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출루 경기를 펼친 추신수는 가을 야구를 앞두고 전날 10-11 역전패 충격을 추스르는 데도 성공해 최상의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을 맞게 됐다.

추신수의 2015 시즌은 '다사다난'이란 말로 집약될 수 있다. 4월까지 타율 1할에도 못 미치며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타율 0.096는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올라선 뒤 가장 나쁜 개막 첫 달 타율이었다. 구단 역사로 살펴봐도 3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4월 타율이었다.

6월에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경기장 안팎으로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았다. 6월 10일 오클랜드전에서 텍사스는 4-5로 역전패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 배니스터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추신수의 송구 판단 실수를 언급했다. 강한 어조로 추신수의 외야 송구를 질책했고 이는 9년째 빅리거 추신수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추신수는 맞불을 놨다. 언론에 이른바 '글러브 발언'으로 불리는 심기 불편한 인터뷰를 하며 화를 참지 못했다.

실마리는 결국 경기장 안 실력에서 나왔다. 7월 21일 콜로라도전에서 아시아 메이저리거로는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때려 내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후반기 동안 타율 0.343, OPS 1.016을 기록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리그 정상급 타자의 기준으로 불리는 3/4/5 슬래시 라인을 완성했다. 특히 9월에는 '이달의 선수' 후보로 거론될 만큼 괄목할 만한 월간 성적을 거뒀다. 타율 0.414, OPS 1.140을 올리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가을 타자가 됐다.

추신수의 부활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시즌 초 지구 최하위로 처졌던 팀 성적은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휴스턴과 '운명의 4연전'을 기점으로 지구 선두까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후반기 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 추신수가 눈과 발, 방망이로 1루를 밟으면 이어 타석에 들어서는 애드리안 벨트레, 프린스 필더, 미치 모어랜드 등 중심 타선이 홈으로 불러들였다. 시즌 94득점 가운데 추신수는 약 56%에 해당하는 53득점을 후반기에 올렸다. 이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텍사스가 챙긴 전체 점수 가운데 15%에 해당한다. 딜라이노 드실즈와 이룬 '텍사스 1·2번 타순'은 후반기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강한 테이블세터진으로 평가 받았다.

생애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11년 동안 단 1번밖에 가을 야구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만큼 가을 무대와 인연이 없었다. 인연은 적지만 궁합은 나쁘지 않다. 2013년 신시내티 시절 피츠버그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신시내티가 2-6으로 져 더 이상의 가을 야구는 없었지만 큰 경기에도 제 기량을 발휘하는 강심장을 증명한 바 있다.

[사진] 추신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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