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서 청소하는 아줌마들 "여기 쓰레기집하장은 노다지 광산"

이민석 기자 2015. 10.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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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사는 아파트라 쓸만한 물건도 그냥 버려"

"여기 쓰레기 집하장은 노다지 광산이야."

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정문에서 만난 여성 청소부 이모(65)씨는 아파트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가리킨 타워팰리스 3차 아파트의 쓰레기 집하장은 지난 2일 여성 청소원 김모(63)씨가 1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00장이 담긴 편지봉투를 주운 곳이다.

이날 타워팰리스에서 만난 몇몇 청소 용역 직원은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라 그런지 아직 쓸 만한 물건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시설관리실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1~3층보다는 일반 주민이 입주한 4~69층을 담당하는 게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층별로 재활용 쓰레기를 모은 뒤 지하 집하장으로 옮기는 식이라 부유층 주민이 사는 층에서 쓸 만한 물건을 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날 타워팰리스 3차 아파트의 쓰레기가 전부 모인다는 지하 집하장을 둘러봤다. 고가의 전자기기 박스와 아기가 가지고 노는 보행기, 재활용품 등이 쌓여 있었다. 쓰레기를 정리하던 남성 청소 직원 최모(72)씨는 "여긴 정말 쓰레기만 내려오는 곳"이라며 "아파트 층별 쓰레기 소(小)집하장에서 일하는 청소부들이 쓸 만한 물건들은 거의 먼저 가져간다"고 했다. 1억원어치 수표를 주운 김씨도 지하가 아닌 층별 소집하장에서 수표 봉투를 발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 수서경찰서 직원들은 4일 이 아파트를 방문해 CCTV와 쓰레기 집하장을 조사했다. 하지만 한 청소 담당 직원은 "경찰이 왔다간 것도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이고, 청소반장은 '신경 쓰지 말라'고 당부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청소 용역 직원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이 사는 아파트 아니냐. 주민 사생활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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