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출발 4년제 졸업자 33%는 정규직 문턱 못넘어

김미나 기자 2015. 10. 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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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명 2004년부터 추적 조사.. 전문대는 84%가 전환 정규직 취업률도 더 높아

서울 상위권 대학의 영문과를 졸업한 송모(27·여)씨는 지난 7월부터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6월까지 한 공기업 산하기관에서 계약직으로 1년간 일하며 상반기 기업 공채시험에 응시했는데 잇따라 낙방했다.

일하던 기관에서 계약 연장을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반기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송씨는 5일 “직접 일해 보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 차이가 상당했다”며 “이러다 계속 계약직으로 눌러앉게 될 것 같아 승부수를 던졌다”고 했다.

경기도 수원의 전문대를 졸업한 김모(29·여)씨는 2006년 가을에 학교 추천을 받아 대기업 사무보조직으로 입사했다. 정규직 일자리를 얻은 그는 남부럽지 않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사이버대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결혼자금도 꽤 모았다”고 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이들은 얼마나 정규직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똑같이 비정규직으로 첫발을 뗀 고졸자와 전문대 졸업자는 사정이 어떨까.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해 보니 4년제 대학 졸업자 3명 중 1명은 끝내 ‘정규직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발원은 2004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패널 가운데 현재 취업 중인 920명을 추적 조사한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를 분석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한 비율은 4년제 대학 졸업자가 66.9%에 그쳤다. 반면 전문대 졸업자는 83.9%, 고졸자는 75.5%였다. 전공과 연계된 업무직군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대 졸업자가 취업시장에서 상대적 우위에 올라서 있는 것이다.

전문대 졸업자의 경쟁력은 정규직 취업 비율만 놓고 봐도 확인된다. 전문대 졸업자의 정규직 취업 비율은 90.8%로 고졸자(81.3%), 4년제 대학 졸업자(82.2%)를 앞질렀다. 신동준 연구원은 “고학력이 반드시 정규직 취업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아니다”며 “비정규직 취업이 ‘함정’에 빠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경력 개발을 통해 정규직 전환이나 재취업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개발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층의 고용형태 변화와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정규직 전환 비율이 소폭 오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첫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취업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에서 72.5%였다. 이 비율은 200만∼500만원 가구에서 75.5%,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 75.0%로 나타났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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