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까지 '몰카 공포증'..탐지기 든 대학들

김서영 기자 2015. 10. 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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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 "불안"..동국대·숙대 등 교내 점검 나서

몰래카메라(몰카)로 인한 피해 사례가 빈발하자 ‘몰카 불안’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대학이 늘고 있다.

동국대 보안팀은 지난달 21일부터 교내를 돌며 몰카가 설치돼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몰카가 많이 발견되는 화장실뿐만 아니라 교실, 복도, 캠퍼스 외곽의 후미진 곳까지 둘러본다. 대부분 남성인 보안팀 직원들이 여자화장실은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경찰행정학과 여학생들이 ‘몰카 탐지기’를 들고 돕고 있다. 동국대는 이달 중순까지 전수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지난달 초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몰카 때문에 불안하다”는 여론이 일자 학교 측에 대응을 요청했다. 학교 측은 보안업체에 몰카 탐지를 의뢰해 교내 화장실, 체력단련실, 샤워실 등을 전수조사했다. 2013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몰카 수색을 해오던 이화여대는 올해도 총학생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교내를 점검했다. 덕성여대 역시 학생의 건의를 받고 몰카 탐지기를 빌려 교내 건물 전체를 수색했다.

5일 동국대 직원이 몰카 탐지기를 들고 여자화장실을 수색하고 있다. 동국대 제공

대학이 직접 몰카 수색에 나선 이유는 캠퍼스도 ‘몰카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홍익대 홍문관 1층 여자화장실에서는 소형 카메라가 발견됐다.

동국대 관계자는 “지난달 유명 워터파크 내 여자 샤워실에서 몰카가 발견된 일명 ‘워터파크 몰카’ 사건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우리 학교 학생들도 교내에서 동일한 피해를 볼 수 있겠다는 염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국대의 경우 기업 적성시험이나 외부기관 행사에 교내 시설을 많이 대관하고, 학교 뒤편에 남산이 있어 등산이나 산책을 하려는 동네 주민의 출입이 잦다”면서 “다행히 아직까지는 몰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숙명여대 관계자도 “사회적으로 몰카 범죄가 문제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학교도 ‘한번 조사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정모씨(22)는 “평소에도 몰카가 걱정돼 홍대입구역처럼 번화한 장소의 공공화장실은 피한다”며 “다같이 쓰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학교도 지하철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가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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