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전격 타결] 한국 빠진 채 출범하는 '세계 최대 경제동맹'..오바마"미국이 세계 경제질서 써야"

김명지 기자 2015. 10. 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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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참여 12개국 현황 /조선일보 DB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 협상이 미국이 참여한 지 7년만에 타결됐다. TPP는 세계 1, 3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12개국 간에 추진되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이다.

미국 일본 호주 등 12개 TPP 참여국들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각)부터 닷새간 진행한 회의에서 의약 데이터 보호 기간,자동차 원산지 규정,낙농품 시장개방 등 3대 쟁점에 합의하면서 ‘대략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교도통신등 일본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대략적 합의’는 협정의 중요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된 가운데, 앞으로 협정문 작성 절차를 남겨둔 상태를 말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세계 최대 경제동맹 출범

FTA가 양자간 협정이라면 TPP는 다자간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TPP 참여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8조 1350억 달러(약 2경8900조원)로 세계 GDP의 38.2%에 달했다. 역내 교역 규모는 9조 4510억달러로 세계 교역 규모의 25.7%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경제 동맹’이 출범하는 것이다.

2006년 5월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4개국이 발효한 자유무역협정(TPSEP,P4)이 TPP의 모태로 알려진다. 2008년 P4 4개국이 TPSEP에 투자⋅금융 자유화를 추가하는 협상을 시작할 즈음 미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포괄적인 협정인 TPP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오바마 “중국이 아닌 미국이 경제질서 써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TPP 협상 타결 환영 성명에서 "우리의 잠재적 고객 95% 이상이 외국에 사는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쓰고, 노동자 및 환경 보호를 위한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동시에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애초에 TPP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중국을 주도로 한 아세안+3 (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본격 추진되자 위기감을 느끼고 협상에 뛰어들었다.

이후 호주⋅페루⋅베트남(2009년), 말레이시아(2010년), 캐나다, 멕시코(2012년)가 협상에 참가했다. 2013년 7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참가를 선언해 지금의 12개국 협상 체제가 됐다. 아베 총리는 TPP 협상이 대략적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TPP 협상 타결은 아태 지역의 대단한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최대 정책 과제로 꼽히는 TPP는 미국에 있어 수출 확대 뿐만 아니라 중국 견제 목적이 크다는 지적이다. TPP 협상 가이드라인으로 노동 환경 인권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중국을 배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들어 TPP 협상이 급물살을 탔던 이유도 미⋅중 파워 게임에서 찾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57개국을 창립멤버로 연내 출범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자, 미국이 대항마 성격으로 TPP 협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중국, RCEP 연내 사실상 타결 박차 가할 듯

중국은 TPP에 대응해 RCEP를 연내 한국에서 열리는 협상에서 사실상 타결 시킨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당초 내년로 잡혀있던 RCEP 협상 타결 시기를 올해 말로 앞당기자고 제안한 곳이 중국이다.

2013년 11월 TPP에 관심을 표명하긴 했지만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은 RCEP 협상에는 참여하고 있다.

제프리 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최근 "한국이 TPP협상에 미리 참여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실수이며 후발주자로 가입하려면 진입장벽이 높을 것”이라며 “TPP 추가 가입 협상은 2017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TPP에 뒤늦게 가입하려면 농수산물 등 민감 분야의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는 등 높은 ‘가입비용’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의 TPP 참여에 부정적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TPP 참여 의향을 비친 한국 정부에 미국이 기존 참가국간의 협정 체결이 우선이라는 기술적인 부분을 주장했으나, 이는 AIIB에 참여한 한국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분석했다.

◆TPP 협상 일지

2006년 5월 - P4(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4개국 협정 발효
2008년 - P4 협정에 투자·금융 자유화 추가하는 협상에 미국 참여 의사 표명
2009년 - 美정부, 8개국(P4+호주, 페루, 베트남) 간 협상 개시 美의회 통보
2010년 3~12월 - 1~4차 협상(10월 3차 협상시 말레이시아 참가)
2011년 2~12월 - 5~10차 협상
2012년 3~12월 - 11~15차 협상(12월 15차 멕시코, 캐나다 참가)
2013년 3~8월 - 16~19차 협상(7월 18차 협상시 일본 참가)
2013년 10월 - TPP 정상 회의
2014년 4월 - 美·日 양자 협의
2014년 6~9월 - 美·日 양자 협의
2014년 7,9,12월 - 12개국 대표 회의
2014년 11월 - TPP 정상 회의
2015년 1,2,3월 - 美·日 양자 협의
2015년 1,3월 - 12개국 대표 회의
2015년 4월 - 美·日 양자 협의
2015년 5월 - 12개국 대표 회의
2015년 8월 - 12개국 대표 회의
2015년 10월 - 12개국 대표 회의,협상 타결(애틀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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