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 황금연휴 특수에 숨겨진 관광가이드 '삼중고'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급여 박한데 일은 고되고 (관광상품에 불만을 터뜨리는)손님에게 욕먹고…."
중국에서 국경절 황금연휴(1~7일)로 주요 관광지마다 유커(遊客)가 수만명씩 몰리는 가운데 이들을 안내하는 관광 가이드의 애환을 한 언론매체가 조명했다.
연휴 기간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7억5천만명이 관광지를 찾는 등 관광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으나 정작 이들을 인솔하는 가이드들은 낮은 급여수준(錢少), 피곤한 업무(人累), 고객 불만에 응대하기(受氣) 등 삼중고에 시달린다고 5일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베이징(北京)의 관광가이드 양징(楊晶·여)은 "이 일(가이드)을 하기 전엔 세계 각국의 명소를 공짜로 다닐 수 있어서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으나 몇년째 일을 해보니 상상 이상으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업계는 관광 가이드에 대해 기본급여를 주지 않고 단체여행객 인솔 시 수당지급 및 관광객 쇼핑에 따른 수수료 지급으로 대신한다.
그나마 단체인솔 수당을 받는 가이드는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가이드가 수입을 쇼핑 수수료에 의존한다.
양씨는 "단체여행객 인솔수당은 하루 200위안(약 3만7천원)~300위안(약 5만5천원)이 고작"이라면서 "국경절 등 성수기에나 돈을 좀 벌 뿐, 비수기 수입은 보잘 것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관광 가이드는 계약 가이드와 사회 가이드 신분으로 구분된다. 계약 가이드는 여행사에서 기본급과 보험, 노동권익을 보장하지만 임시직인 사회 가이드는 고정수입이 없고 보험가입 및 직업 안정성도 없다.
국가관광국에 등록된 중국의 관광 가이드 자격증 취득인원은 약 96만명에 달하며 이 중 사회 가이드가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 같은 왜곡된 구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유커들이 떠맡는다.
사회 가이드들이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강제 쇼핑', '임의로 추가된 관광옵션' 등 탈법행위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유커들은 관광지마다 가이드들이 데려가는 쇼핑센터에 들러 호객행위를 접하고 가이드, 호객꾼의 강요로 필요없는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톈진(天津)의 관광가이드 장메이(張妹·여)는 "처음부터 강제 쇼핑을 강요하려는 가이드는 없다"며 "여행사와 가이드가 대부분 정식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강제쇼핑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가이드는 여행원가를 낮추려는 여행사와, 저질상품에 불만을 터뜨리는 고객 사이에 끼어 곤란한 입장에 처할 때가 잦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리나(李娜·여) 가이드는 "돈을 지불하고 여행 온 유커들이 불편사항 해결을 여행사 측에 요구하고 여행사는 현지 가이드에게 떠맡기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관광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관광붐이 일기 이전에는 관광 가이드가 되기도 어렵고 존중받는 직업이었다"면서 "가이드 기본급을 보장하고 규범에 맞는 팁과 수수료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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