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신동빈의 롯데호 대변신 성공할까

파이낸셜뉴스 2015. 10. 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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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1일 부산 사직구장을 방문해 4주기를 맞은 최동원 선수 동상에 헌화한 후 묵념을 하고 있다.
단언컨대 롯데는 올 겨울 태풍의 눈이다. 롯데는 1992년 이후 23년 동안 우승을 못했다.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 팬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런다고 롯데가 바뀔까? 이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롯데는 꿈쩍하지 않았는데.

2002년 롯데는 2할대 승률(0.265)에 사직구장 최저 평균관중(1910명)을 기록했다. 그래도 달라지지 않았다. 프로야구단의 변화에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롯데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까?

주목할 대목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관계자들에게 "선수 확보에 돈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이 발언과 일본 롯데 지바마린스의 과거를 통해 올 스토브리그를 미리 점쳐본다.

두 개의 질문을 던져본다. 첫째 롯데는 이종운 감독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과(過)보다 공(功)이 많은 이 감독을 자르고 다른 대안을 찾을까. 둘째 선수 확보를 위해 롯데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신동빈 회장은 1991년 일본 롯데 오리올스(이듬해 지바마린스로 개명) 구단주 대행으로 취임했다. 이때까지 오리올스는 16년 연속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이후에도 1994년까지 6위와 5위 사이만 오르내렸다. 퍼시픽리그 구단 수가 6개인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성적이다.

지바마린스는 1995년 전 텍사스 감독이던 바비 발렌타인을 영입했다. 그리고 5위에서 2위로 대변신에 성공한다. 발렌타인은 이듬해 뉴욕 메츠 감독으로 금의환향했지만 신동빈 회장은 못내 그를 잊지 못했다. 이후 지바마린스는 2003년까지 8년 연속 B클래스(일본 언론이 리그 4위 이하 팀을 이르는 말)에 머문다.

지바마린스는 2004년 다시 발렌타인을 불러들였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영입을 지시했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최고액인 연봉 3억3000만엔(약 30억원)을 안겨주었다. 파격적인 대우였다. 지바마린스는 이듬해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다.

여기서 예상할 수 있는 1번 문제 정답. 제리 로이스터의 귀환이다. 롯데는 2008년 로이스터를 미국에서 불러들였다. 그 이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로이스터의 롯데는 3년 연속 부산 팬들에게 가을 야구를 선사했다. 사직구장은 세계 최대의 노래방으로 변했고.

신동빈 회장은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을 좋아한다. 4년 전 발렌타인의 귀환 당시도 지금의 롯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로이스터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도와 매수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지바마린스는 2011년 39세의 노장 오무라 사부로를 트레이드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팬의 한 사람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바마린스는 1년 만에 오무라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번엔 2번 문제 정답. 이대호(33·소프트뱅크)의 사직구장 복귀다. 이대호는 올해를 끝으로 소프트뱅크를 떠날 수 있다. 소프트뱅크와의 재계약, 메이저리그 진출 등 다양한 선택이 놓여 있다. 롯데가 그의 미래까지를 포함해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면? 쉽진 않겠지만 국내 복귀도 가능하다.

태풍이 발생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해수면의 온도와 공기의 소용돌이다. 뜨거운 해수면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소용돌이를 만나 급격히 상승하면 큰 바람이 탄생된다. 악화된 부산 민심은 이미 임계점을 넘겼다. 남은 것은 소용돌이다. 즉 신동빈 회장의 결심이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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