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고척돔 '문제투성이' 그대로 쓴다

이상철 입력 2015. 10. 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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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태평로)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고척돔 시대를 연다. 5일 서울시와 홈구장 이전(목동야구장→고척스카이돔) 협약을 마쳤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고척돔을 새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양해각서(MOU)에는 2년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시험 운행 때문. 서울시와 넥센 모두 중장기적으로 ‘고척돔=넥센의 홈구장’으로 쓰이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넥센도 운영권 등 세부적으로 협의할 내용이 많다고 했다. 이장석 대표이사는 “조용히 하나씩 풀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주차 공간. 목동야구장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척돔의 협소한 주차 공간은 이장석 대표이사의 걱정만이 아니다. 목동야구장보다 1/3 수준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2016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할 고척스카이돔. 사진=MK스포츠 DB
서울시는 “첫 삽을 뜰 때부터 개인 차량보다 대중교통(지하철 1호선)을 이용해 관전하도록 유도했다. 구일역 서쪽 출구 공사가 마무리 되면, 거리는 300여m로 가까워진다”라고 주장하며 사전 주차예약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야구팬이 많다. 가뜩이나 상습 정체 지역인 데다 사전 주차예약을 하지 못할 경우, 불편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변 임시 주차 공간을 확보한다 해도 총 650여대 수용 수준이다. 축구장 지하에 주차시설을 만들 뜻도 있다. 아직은 ‘구상’만 할 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대책’이라고 했다. 당장 묘수를 찾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주차 대란을 불 보듯 뻔하다.

고척돔의 시설은 괜찮다. 지난주 새 집을 구경 간 이장석 대표이사도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족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완할 게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언론에 공개되면서 고척돔의 미미한 부분이 드러났다. 가파른 고층 좌석은 둘째 치고 빽빽한 좌석 배치로 관전 편의는 매우 떨어진다. 통로 없이 한 열이 쭉 펼쳐지는 데다 앞뒤 좌석 공간도 좁아, 화장실이라도 갈려면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야구는 경기 도중 관중의 이동이 많지 않다”라고 했으나 야구의 특성을 잘 모르는 이야기다. 야구는 전,후반의 축구가 아니다. 3시간 넘도록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공수 교대마다 관중석은 시끌벅적하다. 입점한 매장에서 음식을 사려는 움직임이나 화장실 앞에 긴 줄이 서는 건 아주 흔한 풍경이다.

최신식과는 거리가 있는 전광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부산, 광주, 수원 등의 야구장 전광판과 비교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첫 돔구장이라는 상징성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이에 전광판 교체 요구 목소리도 드높다.

넥센은 내년부터 고척돔에 입주한다. 3월 시범경기를 통해 공식적으로 첫 발을 내딛을 것이다. 보수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일단 리모델링은 불가능하다. 현재 그대로의 고척돔으로 쓰게 됐다.

직접 사용한 다음에 차차 바꿔가자는 것이다. 사용도 하지 않고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보수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

넥센 히어로즈가 2016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할 고척스카이돔. 사진=MK스포츠 DB
서울시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여겼는데, 관중석 및 전광판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알고 있다. 우리도 고척돔이 현재 100%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도 하지 않은 가운데 당장 바꿀 수는 없다. 현재로선 기존 시설대로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라며 “비용도 서울시의회가 승인해야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 (내년부터)넥센이 사용하게 되면 하나씩 고쳐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보완할 의사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긴 기다림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3월까지 시설 내 보수 공사는 없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 관계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시즌 도중 공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넥센이 한 시즌을 마친 뒤에야 고척돔은 뜯어고칠 수가 있다. 그것도 빨라야 1년 뒤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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