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재원이 '사도' 보다 뛰쳐나온 이유

최보란 2015. 10. 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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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배우 김재원(34)이 '살인미소'를 잠시 숨기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김재원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화정'에서 태생부터 권력 지향적인, 용상이라는 목표가 뚜렷한 야심가 능양군으로 분해 능청스러움과 냉철함을 오가며 입체감 있는 연기를 펼쳐냈다.

김재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독하게 체중을 감량, 특유의 선한 분위기를 버리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이글이글 타오르다가도 일순 싸늘하게 식는 섬세한 눈빛 연기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으며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광해군부터 인조, 효종까지 3대의 왕조를 그린 '화정'에서 인조는 극의 초반과 후반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왕좌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해 군주로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중장년기, 이후 지난날을 반성하고 아들 효종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뒤 죽음을 맞기까지. 김재원은 인조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자연스럽게 이끌었으며, 희노애락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 내며 14년 연기 내공을 뜨겁게 발산했다.

- '화정'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여운이 긴 것 같다. 얼마 전 영화 '사도'를 보러갔는데 부자지간의 아픔이 나오니 인조 소현세자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감정이 북 받쳐 차마 못 보겠어서 중간에 나왔다. 예의가 아닌 것은 알지만, 자꾸만 내가 했던 연기가 떠 올라 못 보겠더라.

-욕먹을 각오로 인조 역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악역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악역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사랑하는 방법은 다 다르니까. 이 사람이 주고자 하는 것과 상대가 받아들이는 형태는 다를 수 있을거다. 인조라는 인물의 행동도 그에게는 사랑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전체적인 극의 전반적인 성향이 악의 축에 가깝기는 했다. 인조라는 인물도 광해군 때문에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모든 것을 뺏기면서 왕에 대한 욕망이 커졌을 거라고 봤다. 처음엔 악역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하면서 살펴보니, 현대극에서 악의 표상이 대부분 사이코패스더라. 과거에는 과격하고 그랬다면 요즘은 지능적으로 바뀌었다. 그런 사람들의 성향을 보니까 주변과 잘 어울리지는 못한다. 그런 쪽으로 참고를 했다.

-초반엔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도 있었지만 극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여줬다. 연기 톤은 어떻게 조절했나.

톤을 계속 바꾸려고 애썼다. 사회성의 결여가 있던 사람도 누군가를 통해 올바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굉장히 착했지만 환경적으로 성향이 바뀔 수도 있다. 인조라는 인물도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년 능양군은 '어떻게든 왕이 된다'는 악만 남았을 것이다. 조선왕조에 이렇게 독단적으로 반정을 일으킨 예가 인조 밖에 없다. 쉬운 일은 아니다. 리더로서 수십명 통솔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이 아니라 야전에서 혼자 공부하고 깨닫고 접근했을 터다. 막상 왕이 돼서 하고자 한 것과 현실은 달랐다. 그래서 뭐든 조급했을 것이다. 자신감과 야망은 굉장히 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곁에서 도와주고 바른 길로 인도해줄 수 있는 책사가 옆에 있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 인조의 주변을 보면 외로움에 몸부림 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악수를 둘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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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역사적인 평가가 아닌, 자신만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인조를 어떤 인물일까.

후대에는 악인으로 평가되는 부분도 많은데, 조금은 다른 각도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본인의 의지와 달리 환경 때문에 잘 되지 않는 상황이 누구나 있다. 조선 500년 왕조 속에서, 잘 했건 못했건 누군가든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순간은 있었을 것이다. 열 번 잘 하다가 한 번의 실수로 아홉 개에 대한 것이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 그 사람들 또 한 어느 위치에 오르면 하고픈 야망들이 다 있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위해서 살도 많이 뺐다.

왕족이기에 굶어 죽어도 품위를 못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능양군이 집안이 망했어도 구걸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말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5kg을 빼서 지금 63kg 정도된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 분석도 많이 하고.

평소 가장 나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에서 경험을 풀어내 연기를 한다. 그런데 인조는 역사 인물이기에 경험을 다 풀어낼 수는 없었다. 대신 최소한 그 인물에 대해 알려고 노력했다. 역사 학자가 아니라 다 알 수는 없지만, 사극은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을 위한 콘텐츠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됐다. 극중 인조가 갖고 있는 병세에 있어서도, 그의 기록을 통해 사주팔자라던지 신체적인 취약점을 종합해서 최대한 근접하게 연기하려고 애썼다.

-등장 이후 한 회도 잠잠하지 않았다.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이었을 것 같다.

진짜 힘들었다.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살려고 하는데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않으니, 엄습해 오는 스트레스가 굉장했다. 인조는 정말 힘들게 살다 가신 것 같다. 사람이란 아는 만큼 결단을 내려야 하고 선택을 하게 돼 있다. 유아일 때는 엄마 아빠 찾는 것이 전부지만 성인이 될 수록 선택의 폭이 커진다. 영역이 넓어질수록 갈래가 많아진다. 하물며 왕이 되니까 선택할 게 너무 많은 거다. 자나깨나 그 생각을 계속 해야 되는 거다. 얼마나 피곤할까. 나는 왕을 시켜줘도 안 할 듯 싶었다.

-그렇게 힘든 캐릭터임에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리얼스토리 눈'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MBC에 자주 간다. 드라마국에 가족 같은 분들이 많으니 인사를 하러 가곤 했는데, 어느날 김상호 감독님이 캐릭터가 쭉 적힌 보드를 보여주시면서 '하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인조 역을 추천하시더라. 김상호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 미쟝센, 촬영장 분위기를 좋아하기에 저 또한 흔쾌히 하게 됐다. 스태프들도 같이 일했던 분들이 많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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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인조는 중반부터 투입됐고, 김상호 PD는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 하차해서 결국 호흡은 같이 못 맞췄는데.

정말 안타까웠다. 얼마 전에 뵀는데 다행히 안색이 좋아지셨더라. 지금은 연출이 중요한 게 아니고 몸을 추스리시라고 말씀드렸다. 제 생각에 속상하셨을 것 같다. 운동선수가 중간에 예상 못한 통증으로 경기에 출전 못 하게 되면 얼마나 속상할까. 감독님 또한 불가항력적인 일 때문에 하차하시게 돼 굉장히 속상했을 것 같다. 작품이 끝난 뒤 문자로 '미안하고, 고맙고, 보은할게' 그런 얘기를 하셨다. 저도 '두꺼비 모드로 기다리겠다'고 했다.

-극 초반은 광해(차승원)가 이끌고, 인조가 바통터치를 해야 했는데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없었다. 다만 좋아하는 선배님들 형들 누나들 동료들과 호흡을 많이 못 맞춘 것이 아쉽다. 인조라는 인물이 관계도가 몰려 있었는데, 막상 왕이 되고 나서는 편전과 집무실에 박혀 있어서 항상 여정이(김민서) 아니면 김자점(조민기)만 만났다. 진짜 같이 연기하고 싶은 분들이 많았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인조도 그렇고 전작 '스캔들'의 하은중도 그렇고, '살인미소' 이미지를 조금 깨는 작품 선택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진화를 위한 선택일까.

그런가. (진화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연기를 깨려면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것 같다. 가상의 인물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과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 어느 것이 쉬운지 모르겠다. 둘 다 너무 힘들다.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참 많은 것을 공부하고 배워야겠다고 매번 깨닫는다. 사실 인조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죄송했다. 조금 더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표현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더라. 한 시간 내에 그 인물을 다 표현할 수 없다. 그 안에서라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연기를 해야하는데 많이 부족했다.

-인조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인조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은 사랑에 대한 중요성이었다. 인조라는 인물이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인조가 주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눈빛, 호응, 어울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사랑이 한 인물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를 얘기하고 싶었다. 마지막에 인조가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아들도 잃고 극한까지 간 뒤 느끼는 허망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엇이든지 꽉 차면 남은 길은 버리는 것 뿐이다. 그 전까지는 가득차있어서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 인조는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끝에 다 내려놓음으로해서 효종과 정명에게 화해로 마무리 했다. 그런 점에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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