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高 감사결과 따라 학급수 감축·학교폐쇄"
"회계비리도 의심되는 상황 시설·학생복지 지원 예산 횡령 제보 접수되고 있어" 학교 폐쇄 조치도 거론돼
서울시교육청이 식재료를 빼돌리거나 재사용 식용유로 음식을 조리하는 등 급식을 엉망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난 서울 충암중·고에 대한 추가 감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교육청은 연내 특별 감사를 마무리 짓고 감사 결과에 따라 학급 수 감축, 학교 폐쇄 등의 강력한 제재를 한다는 계획이다.
5일 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충암중·고와 이들 학교를 운영하는 충암학원과 관련해 급식 비리 이외에도 회계 비리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 특별감사를 해 결과에 따라 학급 수 감축, 학교 폐쇄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특별 감사를 통해 충암중·고의 회계 비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청은 충암중·고가 학교 시설 보수와 학생 복지 등을 위해 교육청에서 매달 배부되는 교부비 등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교육청은 충암중·고 건물이 낙후된 것을 확인하고 학교 측이 학교 시설 보수를 위해 사용해야 할 예산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실 관계자는 "관련 제보 등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충암중·고는 지난해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된 바 있다. 학교 측이 보수·개축 공사를 진행해 올 초 안전진단에서 안전등급이 C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충암중·고는 교육청 급식 비리 감사에서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식재료와 식자재비 등에서 최소 1억5367만 원 상당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는 납품받은 식용유 10통당 약 4통씩은 빼돌리고, 나머지 기름을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 방법 등을 써서 돈을 빼돌렸다. 교육청은 같은 기간 최소 4억1035만 원의 급식 예산을 횡령한 의혹이 있는 충암고 전 교장과 충암학원 전 이사장 등 1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해 충암중·고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충암학원은 전 이사장이 지난 2000년 5월 충암고 교장에게 조카의 병역 면제를 부탁했다가 제3자뇌물교부죄로 실형을 살았고, 1999년에는 난방시설 수리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3억55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기도 했다. 앞서 1996년에는 충암학원이 학교 땅에 전 이사장 개인 명의의 스포츠센터를 짓고 교사들을 앞세워 학부모들에게 350만 원 상당의 회원권을 강매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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