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만의 무관 감독, 로저스의 3년 4개월

풋볼리스트 2015. 10. 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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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렌던 로저스 리버풀 감독이 탈 많은 세 시즌과 8경기를 마쳤다. 도전은 결국 실패했다.5일(한국시간)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를 1-1로 마친 뒤 리버풀 구단주인 펜웨이 스포츠 그룹은 로저스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성명으로 리버풀은 "즉시 로저스와 계약을 해지한다"며 "후임자 선임은 진행 중이며, 이는 결단력 있고 시기적절하게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경질 직전, 로저스 감독이 공식 인터뷰에서 "(내 입지는) 안전하다"고 말한 점에 비춰보면 사전 통보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리버풀의 현재 성적은 10위다. 3승 3무 2패로 승점 12점에 그친 상태였다. 득점(8)보다 실점(10)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초의 특성 때문에 선두 맨체스터시티와 승점차가 6점에 불과했다. 로저스 감독의 경질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실망감의 결과로 보이며, 더비전 승리 는 마지막 기회였다.로저스는 2012년 6월 리버풀에 부임했다. 부임 전 세 시즌 성적은 각각 7, 6, 7위였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멀어진 리버풀은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재기용이 실패한 뒤 당시 스완지시티에서 지적이고 기술적인 축구로 좋은 이미지를 쌓은 로저스를 선임했다.첫 시즌엔 로저스도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선 시즌 골득실인 +10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28을 기록하며 공격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루이스 수아레스(현 바르셀로나)와 다니엘 스터리지는 34골을 합작했다.로저스에게 가장 영광스러웠던 2013/2014시즌, 수아레스(31골)와 스터리지(22골)는 각각 득점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EPL을 정복했다. 유망주 라힘 스털링에게 꾸준한 기회를 부여해 EPL 정상급 2선 공격수로 성장 시켰다. 그럼에도 맨시티에 우승을 내준 이유는 수비였다. 공격수에게 자유를 주는 동시에 수비를 강화하려는 로저스의 노력은 시즌 초 1-0 연승 행진으로 결실을 맺는 듯 했으나 결국 시즌 50실점을 기록, 최저실점으로는 리그 8위에 그쳤다. 승점 단 2점차로 아슬아슬하게 우승에 실패했다.그러나 기대가 치솟은 지난 2014/2015시즌 다시 재앙이 시작됐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로 떠났고 스터리지는 다시 부상에 허덕인 끝에 단 7차례 선발 출장에 그쳤다. 수아레스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된 리키 램버트와 마리오 발로텔리는 각각 리그 2골과 1골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영입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수아레스 없이 아무런 활로를 찾지 못하는 로저스의 전술도 심각한 비판에 직면했다.로저스는 계속 큰 폭의 전술 변화를 줬으나 효과가 없자 닥치는 대로 팀을 운영한다는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시즌 후반기 들어 리그 13경기 무패(10승 3무) 행진도 있었으나, 그 뒤로 아스널에 1-4, 스토크시티에 1-6으로 대패하며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졌다. 모처럼 참가한 UCL도 약체와 비기고 강호 레알마드리드에 2패를 당하며 조 3위로 탈락했다.이번 시즌 초, 리버풀은 두 번 연속 1-0 승리를 거두며 2013/2014시즌 당시처럼 좋은 수비력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은 앞선 시즌과 마찬가지로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이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현재까지 패배는 단 2회에 불과하지만 그중엔 웨스트햄에 당한 0-3 패배, 북서부 라이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당한 1-3 패배 등 용납할 수 없는 경기들이 섞여 있었다.입지가 불안할 때도 한결같이 자신감에 찬 인터뷰를 남겼던 로저스 감독은 마지막까지 자기 처지를 부정하는 말을 남기고 경질됐다. 두 시즌 연속 주축 선수가 빠져나갔다는 변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선수 판매 수익 못지않게 큰 돈을 들여 사온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다. 로저스는 1950년대 이후 처음으로 단 하나의 트로피도 없이 리버풀을 떠나는 감독이다.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히든트랙] 기적의 희생양 된 '기적의 팀' 인천[취재파일] '상남자' 김도훈, 결국 대성통곡한 이유'머리' 잘 쓴 서울, 전남의 희망을 '뛰어넘다'[영상 인터뷰] 박지성과 직접 만나 PSV와 맨유를 묻다[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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