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의 연속..추신수의 2015 롤러코스터

2015. 10. 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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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타자 최저타율까지 기록하고 감독 공개질타에 맞서기도 후반기 사이클링히트 이후 부활해 팀 역전레이스 이끌어
추신수 4타수 무안타 2삼진 (시애틀 A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왼쪽)가 지난 4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한 뒤 벤치로 돌아가고 있다. 추 선수는 이 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AP =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신수, 시즌 22호 홈런…개인 최다 타이 (알링턴<美텍사스주> A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4회에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2호 홈런' 추신수와 기쁨의 하이파이브 (알링턴<美텍사스주>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4회에 동점 솔로 홈런을 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팀 동료인 엘비스 앤드루스와 함께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시즌 22호 홈런을 쏘아 올려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텍사스 타자 최저타율까지 기록하고 감독 공개질타에 맞서기도

후반기 사이클링히트 이후 부활해 팀 역전레이스 이끌어

(알링턴<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20년 이상 야구를 해온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에게 2015년 미국프로야구 정규리그는 '첫 경험' 사건이 연속으로 터진 흔치 않은 해로 남을 듯하다.

'0.096'이라는 참담한 월간 타율은 물론 감독과의 공개 설전도 추신수가 처음으로 겪은 일이었다.

추신수의 전·후반기와 텍사스의 상·하반기가 마치 쌍곡선을 그리듯 궤를 같이하며 180도 달라졌듯, 좋은 첫 경험이 후반기에 추신수에게 찾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라는 것도 처음으로 쳤고, 시즌 중반 1위라는 경험도 신선했다.

'이 맛을 보려고 야구를 해온 것 아니냐'는 말마따나 추신수는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제물로 마침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뒤 처음으로 축배를 들었다.

벨트레의 역전 2점 홈런과 7회 대량 득점의 징검다리를 놓는 안타와 볼넷을 올려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이끌었다는 뿌듯함이 배가 됐다.

◇ 악몽의 4월…역대 텍사스 타자 최저 타율 0.096

자유계약선수(FA)로 7년간 1억 3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그러나 왼쪽 팔꿈치와 왼쪽 발목 부상이 겹친 탓에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지난해 8월 일찌감치 수술대에 누웠다.

시즌이 끝난 뒤 11월부터 올해 명예회복을 위해 절치부심 구슬땀을 흘렸고 여느 해와 달리 한층 가벼운 몸으로 정규리그를 맞았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추신수의 타율은 경기를 치를수록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쳤다. 기술적인 결함은 없었으나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3∼4월 타율은 0.096으로 추락했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래 최악의 시즌 개막 첫 달 타율이자 역대 텍사스 타자의 4월 최저 타율 기록도 갈아치웠다.

◇ 감독 공개 질타에 분노한 추신수 "글러브 줄 테니 직접 해보세요"

부진을 털어내고 5월 급반등에 성공한 추신수는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내림세를 탔다. 그러다가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큰 충돌을 빚었다.

배니스터 감독은 이날 4-5로 역전패하고 나서 추신수의 송구 판단 실수가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에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도 모자라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추신수를 붙잡고 그 자리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볼 수 없는 광경에 미국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추신수는 "더그아웃에서 감독에게 그런 추궁을 당하기는 처음"이라면서 "감독으로서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나 때문에 졌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였고, 언제나 생각처럼 모든 플레이를 잘할 수 없다고 감독에게 답했다"고 말했다.

억울함이 분노로 변하자 추신수는 미국 취재진을 향해 '나 때문에 졌느냐'고 되물은 뒤 "글러브를 줄 테니 직접 한번 해보라"면서 사실상 배니스터 감독을 겨냥해 화를 감추지 않았다.

배니스터 감독은 초보 사령탑답게 투지는 좋지만 지나치게 승패에 일희일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로는 선수보다 더 흥분한 그에게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빅리그 감독답지 않다는 한국팬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 극적인 전환점 '사이클링 히트'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전반기 부진을 뒤로하고 추신수는 올스타 휴식기에 부인 하원미 씨와 장시간 대화 끝에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주어진 타순에서 제 몫을 다하자는 평범한 다짐이었다.

전반기 막판부터 왼손 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됐지만 추신수는 후반기 세 번째로 출전한 경기에서 극적인 반전의 발판을 스스로 놓았다.

7월 21일 콜로라도 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2루타-홈런-단타를 차례로 친 뒤 9회 3루타를 날려 대망의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추신수 개인 최초이자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아시아 타자 중 첫 번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1번과 3번, 5번 타자로 활약하다가 부진 때문에 익숙지 않은 7, 8번 하위 타순으로 밀린 설움을 한 방에 날린 것이다.

하늘이 적시에 내려준 선물로 자신감을 되찾은 추신수는 이후 정확한 선구안과 날카로운 타격을 동시에 끌어올려 전반기와는 차원이 다른 성적을 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3일까지 타율 0.343, 출루율 0.453, 장타율 0.563을 기록해 모든 타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와 비교하면 타율은 1할 2푼, 출루율은 1할 5푼, 장타율은 1할 8푼 가까이 각각 올랐다.

◇ 첫 시즌 1위…첫 우승의 감격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옮겨 마침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팀은 늘 약체였다.

추신수는 장기 계약을 하면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았고, 추신수의 출루 능력을 높이 평가한 텍사스가 거액을 투자했다.

주전들의 연쇄부상으로 텍사스가 2014년 지구 최하위로 추락하자 추신수의 마음도 편치 못했다.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면서 텍사스는 시즌 전 우승 후보 전망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던 텍사스가 후반기 공수의 완벽한 조화로 드라마틱한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지구 1위로 올라서자 추신수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리그 종료 18경기를 앞둔 9월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끌어내고 마침내 선두로 뛰어오르자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소속팀이 이 시기 1위를 달린 것은 처음"이라면서 "지금 이 순간처럼 1등을 하려고 여기 있는 전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땀을 흘려왔다"고 감격했다.

이후 매 경기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듯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추신수는 우승 여부가 달린 에인절스와의 최종 4연전에서 적시타가 터질 때마다 격정적인 몸짓으로 환호하며 그토록 갈망하던 우승의 꿈을 이뤘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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