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마오 KIA여, 여기까지 온 것도 잘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입력 2015. 10.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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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5강의 꿈이 사라졌다. 목전까지 가을야구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아쉽게 무너졌다. 그러나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 이미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잘해왔다.

KIA는 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0-9로 패하며 아쉽게 5강 경쟁에서 물러나게 됐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는 경쟁 속에서 KIA는 매 경기, 죽을 힘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비록 마지막 5위 자리를 SK에게 넘겨줬지만, 함께 경쟁했던 한화와 롯데를 제치고 마지막까지 5강 합류의 희망을 이어가는 모습에 팬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지난 시즌, KIA는 8위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으로 마무리했다. 희망은 없었다. 센터라인의 중심인 안치홍과 김선빈은 나라를 위해 경찰청과 상무에 입대했다.

kt로 이대형을 보내고 투수 송은범은 '옛 은사' 김성근 감독의 한화로 훌훌 떠나버렸다. 더 이상 나빠질 수도 없는 최악의 전력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KIA가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KIA 스스로도 리빌딩 시즌이라 생각하며 팀 체질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KIA는 누구보다 뜨겁게 싸웠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리빌딩의 첫 단추…'형님리더십' 김기태 감독의 선임

이래저래 말이 많았다. 지난 시즌, LG 사령탑을 그만두고 제8대 KIA 신임 감독으로 돌아온 김기태 감독을 두고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11년만에 LG 팬들의 오랜 숙원인 가을야구의 한을 풀어준 김기태 감독이었다. 팀 리빌딩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었기에 김 감독에 대한 기대는 컸다.

비난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화끈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 그리고 팀을 하나로 묶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KIA를 재정비 했다.

2루 베이스 옆에 누워 직접 항의하며 모습은 2015년 KBO리그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도치 않게 '눕기태'(누워있는 김기태의 줄임말)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범호를 포수 뒤로 배치하는 '김기태 시프트'를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만큼 승리를 위한 열정은 팀을 하나로 묶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플레이, 그리고 모두를 위한 플레이로 KIA는 끝까지 싸웠다. 팀 타율 최하위권의 팀이 5강 경쟁을 할 수 있던 것도 결국 팀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김기태 감독이 있었다.

리빌딩의 완성은 승리, 에이스 양현종과 마무리 윤석민

해외진출에 도전했지만 결국 남았다. 지난 시즌, 모두 16승을 달성하며 팀 에이스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지만 팀은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양현종은 KIA의 에이스를 뛰어넘어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했다.

15승 6패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보다 1승이 부족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2.44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모두 19승을 따내며 다승왕 타이틀이 유력한 NC 해커(3.13)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전반기 18경기동안 그는 11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77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미국으로 떠난 류현진에 버금가는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후반기 들어 타구에 맞는 불운과 특유의 컨디션 난조로 주춤하긴 했지만, 리그 최고의 좌완 에이스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선발진에 양현종이 있었다면 불펜에는 단연 윤석민이 있었다. 올 시즌, KIA의 유일한 전력 보강은 국내무대로 다시 돌아온 윤석민이었다. 4년 90억이라는 역대 최고의 금액으로 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뒤로 하고 팀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과 함께 그를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기용했다.

뜨거운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마무리 윤석민 신의 한 수였다. 모두 30세이브를 달성하며 지난 2001년, KIA가 출범한 이후 최다 세이브 보유자가 됐다. 5일 현재 KIA가 달성한 67승 가운데 30경기를 윤석민은 승리로 이끌었다. 절반에 가까운 세이브다. 답답한 팀 타선의 소중한 득점을 지킬 수 있던 것도 윤석민의 활약이 컸다.

매년 뒷문 불안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KIA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마무리가 필요했다. 예전 같으면 팬들조차 고개를 돌리고 TV를 꺼버릴 만큼 답이 나오지 않는 불펜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윤석민의 위기의 순간에 나와 팀을 구원했다.

3이닝 세이브도 거뜬히 소화하며 제 몫을 해줬다. 다음 시즌, 윤석민의 행보가 선발로 될지, 아니면 마무리를 유지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2015시즌 윤석민은 KIA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달라진 KIA, 뉴페이스의 등장은 팀의 새로운 희망

최악의 전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에 보여준 KIA의 모습은 말 그대로 포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 시즌, KIA는 생각보다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리빌딩 시즌에 걸맞는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은 팀 활력을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꾸준히 안방을 지켜온 김상훈의 공백은 나란히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장타력을 과시한 이홍구와 백용환이 자리를 채웠다. 공허한 중견수의 빈 자리는 2015년 2라운드 10순위로 들어온 '알짜배기' 김호령이 확실하게 채웠다.

내야진 역시 유격수 강한울과 박찬호를 비롯해 고영우가 더 나은 내년 시즌의 희망을 예고했다. 마운드 역시 9승 임준혁과 더불어 홍건희, 심동섭, 한승혁, 박정수, 임기준, 박준표, 문경찬 등 대거 새로운 선수들이 1군 경험을 쌓았다.

여전히 부족한 점은 넘치고 넘친다. 그러나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으로 뛴 선수들은 올 시즌, 5강 경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와 더불어 2년 연속 8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KIA다. 올해 역시 5강의 꿈은 날아갔다. 분투 했지만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실패한 시즌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팀 리빌딩이라는 측면에서 KIA는 희망을 봤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 그리고 팀이 달라졌다.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과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 KIA가 됐다. 올해보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이 더욱 기대가 되는 KIA다.

사진 =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는 KIA 선수단. 김기태 감독. 투수 양현종과 윤석민. 야수 김호령.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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