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업전화 하루 100명에게 거절 당해 .. 그래도 포기 안 했다"

함종선 2015. 10. 5.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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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7>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창업자캘러닉의 오뚝이 인생18세 때 한국인과 보습학원 창업UCLA 땐 P2P업체 설립 뒤 자퇴2500억 달러 저작권 소송에 폐업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매년 9월 미국의 4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한다. 여기에서 1등 부자 못지않게 대중의 관심을 끄는 건 가장 빠른 속도로 재산을 불린 인물이다. 그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살펴보면 요즘 가장 뜨겁게 성장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다. 올해 이 부분 1위는 단 1년 만에 재산을 두 배로 늘린 우버의 창립자 트래비스 캘러닉. 그의 재산은 60억 달러(약 7조1000억원)이다. 2013년 10억 달러로 평가된 우버의 기업가치도 2년 만인 올해 510억 달러로 커졌다.

 캘러닉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20년 이상 기업가로 지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캘러닉은 “우버를 만들기 이전 하루 100명에게 전화로 영업을 하면 100명 모두에게서 ‘노’라는 대답을 들은 적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실패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캘러닉은 197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슬라브계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은 모계로 정체성을 구분하기 때문에 그는 유대인으로 분류된다. 캘러닉은 18세 때 한국인과 함께 보습학원을 차렸다. 우리나라로 치면 ‘수능 대비 족집게 학원’ 같은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LA캠퍼스(UCLA) 재학시절(컴퓨터공학 전공)인 97년에는 같은 과 친구들과 P2P(다자간 파일 공유) 업체를 창업했고, 이듬해엔 학교까지 그만뒀다. 하지만 이 업체는 몇몇 방송국과 영화사들로부터 2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저작권 소송을 제기당해 문을 닫았다. 그는 “폐업 이후 할 일이 없어 하루에 14시간씩 침대에 누워만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캘러닉은 방송국과 영화사들이 합법적으로 자료를 공유하게 도와주는 회사를 차렸다. 같은 업종에 재도전한 것이다. 그는 2007년 그 회사를 2300만 달러에 팔면서 백만장자가 됐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멘토 등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9년 ‘모든 사람의 개인 기사’를 목표로 한 우버를 창업했고, 이듬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현재 세계 300개 도시에 진출했다.

 우버의 사업 방식은 기존의 사업 질서를 뒤엎고 새 시장을 여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 충돌을 일으켰다. 택시기사 면허사업과 택시사업 허가제도가 있는 지역에서는 우버가 불법 택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에서도 우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서울은 우버가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진출한 곳인데, 지난해 말 검찰은 캘러닉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우버의 영업을 강력하게 단속했고, 국회는 우버와 같은 유사운송사업 알선을 금지하는 이른바 ‘우버퇴출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캘러닉은 낙심하지 않는다. 그는 “지구상에서 정보기술(IT) 기반을 가장 잘 갖춘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서 저비용의 효율적인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기업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캘러닉은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성과 함께 캘러닉이 중요시하는 건 기업가정신이다. 그는 “‘무리를 따라가는 자는 무리 이상의 거리를 갈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캘러닉은 “반대에 맞서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결승점까지 쏟아붓는 게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새로운 개념인 공유경제를 이끄는 아이콘이 될지 아니면 ‘악동 비즈니스맨’에 그칠지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그의 재산은, 그리고 우버의 기업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은 캘러닉의, 그리고 우버의 편이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렇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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