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빼돌린 충암고, 학생에게 시커먼 기름에 튀긴 음식

정원식 기자 2015. 10. 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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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급식비 4억 횡령…쓰다 남은 기름 수차례 반복 사용
ㆍ소모품비·인건비 허위로 청구…교육청 “특별감사”

급식비 미납 학생에 대한 막말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충암고가 식재료를 빼돌리고 용역업체 인건비를 허위 청구하는 급식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적발됐다. 학생들은 쓰다 남은 식용유로 만든 급식을 먹었고, 조리 시간이 짧은 튀김 음식이 주메뉴로 올라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충암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 급식 운영 전반의 문제점들과 최소 4억1035만원의 횡령 의혹을 적발했다”며 “학교장·행정실장·용역업체 직원 등 관련자 18명에 대해 파면 요구 및 검찰 고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충암중·고는 종이컵·수세미 등 소모품을 과다 청구하고 식용유·쌀 등을 필요 이상으로 구매한 뒤 일부를 상습적으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최소 1억5367만원의 식재료·식자재 비용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리종사원들은 남은 식용유를 시커멓게 변색될 때까지 반복해서 사용했다.

학교는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 급식을 배송하는 계약을 ㄱ용역업체와 맺고도 실제로 배송은 학교가 채용한 조리종사원들에게 맡겼다.

정작 음식을 만들 시간이 부족해진 조리종사원들은 생선구이 대신 생선튀김을 내놓는 식으로 조리가 간편하고 시간이 단축되는 튀김 음식을 주메뉴로 올렸다.

해당 용역업체는 실제 일하지도 않은 직원들의 인건비와 퇴직적립금, 4대 보험료 등 최소 2억5668만원을 학교에 허위로 청구하고 학교는 이를 묵인했다. 학교가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을 행정실 직원으로 채용해 식자재 구매 관련 불법 수의계약을 맺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업체가 짜고 횡령한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조만간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학교 운영 정상화를 위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제재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충암고는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는 과장됐다”며 “교육청 담당자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5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암고 급식비 횡령 관련 정정보도] 경향신문은 2015년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충암중·고등학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급식감사결과를 보도하면서 이는 충암고의 학교장과 행정실장이 횡령의 범행을 주도하여 학교당국이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취지의 보도를 연속으로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및 법원의 판결에 따른 사실확인 결과 학교장과 행정실장은 급식회계 부정을 주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년 8월 23일 서울시교육청이 허위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하여 언론사들에게 충암고의 학교장이나 행정실장이 배송용역비 허위 청구나 식재료 횡령에 가담하였다는 허위보도를 하게 하게 한 사실을 인정한 후,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장 및 행정실장에게 각 2천만원의 손해배상을 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경향신문은 해당기사를 바로잡는 바입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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