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랴, 애보랴..잠이 '고픈' 30대 엄마

김기범 기자 2015. 10. 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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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성 수면장애 해마다 10%P씩 늘어연령별 비율 최대.."늘 멍하고 개운치 않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ㄱ씨(37)는 “잠이 고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평일엔 다섯 시간, 남편이 아이를 돌봐주는 주말엔 서너 시간 더 눈을 붙이지만, 늘 멍하고 개운하지 않다.

ㄱ씨는 “6살·4살인 두 아이가 자는 밤 10시까지 ‘육아전쟁’을 하고, 그 후엔 밀린 집안일을 한다”며 “남편을 새벽에 출근시키고 낮시간에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간 뒤 에어로빅 강사 일도 틈틈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도 워킹맘은 워킹맘대로, 나 같은 프리랜서는 또 그런대로 24시간 아이와 일에 치이다 보니 잠깐씩 뒤척이며 잘 때가 많다”면서 “맘껏 깊이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30대 여성의 스트레스성 수면장애 증가율이 해마다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와 직장·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30대 여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수면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2014년 사이 인구 10만명당 수면장애 진료 환자 수가 연평균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 기간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30대 여성의 증가율은 연평균 1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도 7.7%로 다른 연령대 남성보다 높았다.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 리듬이 흐트러진 상태, 충분히 잠을 자고도 낮 동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 등을 말한다.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및 수면호흡증 등이 모두 수면장애에 포함된다.

강남차병원 서호석 교수는 30대 여성의 수면장애 급증에 대해 “육아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 수면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주말의 경우 가족의 도움을 받으면서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것이 오히려 수면 리듬을 망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장에서 느끼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조직 내 대인관계상의 갈등과 과다한 업무도 수면리듬상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30대는 가장 야근을 많이 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건보공단 자료를 보면 2012년 35만8000명이던 수면장애 환자는 2014년 41만5000명으로 연평균 7.6% 증가했다. 지난해 여성 환자 수는 24만7000명으로 남성(16만8000명)의 1.5배에 달했다. 서 교수는 “수면장애 치료에는 아침에 햇빛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되며, 스스로 수면 패턴을 알게 하는 인지행동치료와 수면뇌파를 안정시키기 위한 뇌파훈련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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