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권] 과연 중국이 세계대회를 개최해도 되는 것일까?

손대범 2015. 10. 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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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기자] 과연 중국이 세계대회를 개최해도 되는 것일까? 중국이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것을 두고 우려의 말이 많다. 중국은 최근 필리핀과의 경합 끝에 FIBA 월드컵을 유치하기로 했다.

2일, FIBA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치러진 2015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에 앞서 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나라들은 중국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독단적인 처리로 피해를 봤다는 이유다.

가장 불만이 많은 나라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4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 중국과 맞붙었다. '높이'의 차이 때문에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전후로 알게 모르게 불이익이 있었다.

우선 일본과의 4강전 경기 시간이 당일날 30분 연기가 됐다. 9시 30분 경기가 밤 10시에 열린 것이다.

일본 기자들은 "앞서 이란-중국 전이 7시 30분이다. 끝나면 중국 기자들 때문에 혼잡할 수도 있으니 30분 연기된 것 같다"고 애써 이해하려는 표정이었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결승 경기는 다음날 밤 8시 30분이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 측은 숙소 문제도 거론했다. 다들 FIBA가 규정한 호텔을 사용하는 반면, 중국만 특급 호텔을 사용하고 이동시에도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판정에 있어서는 이란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마드 니카 바라미(이란)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대놓고 비꼬았고, 필리핀도 결승전에서 탭 볼드윈 감독과 선수들이 심판과 설전을 벌였다. 선수들은 대놓고 심판에게 박수를 보내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벤치 바로 뒤 중국 관중들의 야유가 수위를 넘어서자, FIBA 관계자가 진정을 시키는 해프닝도 있었다. 중국 기자들도 필리핀 선수와 경기 중에 실랑이를 벌였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온 한 코치는 "파울이나 바이얼레이션 모두 '숫자'상으로는 대등해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홈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라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시간이나 제공받아야 할 자료에 대한 불이익은 대한민국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훈련 시간도 들쭉날쭉했다. 한 번은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한참을 대기시키기도 했다.

관중도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주로 외국 관중들이다. 이번 대회에는 필리핀과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스카우트나 기타 사업건으로 관계자가 많이 찾았다. 그러나 모두에게 FIBA 출입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이 티켓을 사야했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티켓을 독점하다보니 가격이 지나치게 치솟았다.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렸다. 티켓 가격이 5배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이번 대회의 공식 가격은, 우리 돈으로 1만원~38만원이었다. 코트 사이드 좌석이 38만원, 잠실실내체육관 같은 꼭대기 좌석이 1만원이었다. 그러나 중국 경기는 계단까지 사람이 꽉 들어찼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왔다는 한 미국인은 "이란-중국 티켓을 암표로 샀다. 그런데 알고보니 가짜 티켓이었다. 어쩔 수 없이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고 푸념했다. 그는 "기분이 상해서 결승전도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FIBA의 미디어에 대한 태도는 극진했다.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정작 극진했어야 할 상대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중국의 국제대회 개최를 우려하는 이유다.

그러나 FIBA 입장에서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다. 우선,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이처럼 경기장이 많은 곳은 아시아에서도 드물다. 농구 인기가 많고 도박이나 음주를 한 국가대표 선수들도 없어서 기업 후원을 받기도 용이하다.

또,방송에서도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다. 자국 경기는 경기가 끝난 직후 한 번 더 재방송을 해주고 분석까지 했다. '농구에 미친' 나라 같았다.

그렇지만 그 농구 사랑을 다른 나라와도 함께 나눌 줄 아는 자세도 가져야 할 것이다. FIBA 역시 이러한 외적 부분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사진=손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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