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 안 들어갈래" 상인들의 가락몰 거부, 왜?

왕종명 pilsahoi@imbc.com 2015. 10. 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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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서울 가락시장이 시끌시끌합니다.

번듯한 새 건물을 지었는데 정작 상인들의 상당수는 설계가 엉망이라면서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과연 설계가 어떻길래 이렇게 갈등을 빚고 있는 건지, 왕종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동쪽 끝에 지하 3층, 지상 18층의 새로운 건물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1단계로 정부와 서울시 예산 3천억 원을 투입해 지은 '가락몰'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추석 대목을 앞둔 지난달부터 현재의 직판시장이 여기로 옮겼어야 하지만, 여전히 텅 비어 있습니다.

[배유덕/가락시장 상인]
"장사를 가서 할 수 있으면 어찌 돈 들여서 지어놓고 새 건물인데 어서 가려고 하지 왜 안 가겠어요. 오죽 못 가겠으면 장사도 그만두고."

가장 거세게 반대하는 상인들은 지하 1층으로 배정받은 청과 직판입니다.

현재의 직판 시장은 사방으로 뚫린 출입구가 147개 하지만 가락몰 지하 1층엔 출입구가 단 3개, 그것도 한쪽으로만 나있습니다.

[김병철/청과직판 상인]
"147개 통로가 있는데도 새벽 시간대에는 고성이 오갑니다. 야 빨리 좀 비켜라."

현대화사업의 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하 1층 주차 공간이 충분해 지상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창수 팀장/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공사관리팀]
"공사 구매자들 차량을 (시간대로) 평균 조사해보면 한 250대 내외라는 거죠. 이 정도 주차 대수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사러오는 식재료 납품업자들부터 생각이 다릅니다.

[김기태/식재료 납품업자]
"그건 아니죠. 저희가 지하로 내려가야 되는데 당연히 불편하죠. 지하로 갈 바에는 안 사죠"

물류운송 전용으로 지었다는 전동차 통로를 이용해 지상에서 지하 1층까지 채소상자를 운반해봤습니다.

내리막길에선 상자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밀려내려가고

오르막길에서는 채소 상자가 그만 쏟아집니다.

공사 측은 청과 직판 일부를 빼고 나머지 상인들은 곧 입주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인들 말은 다릅니다.

입주 신청을 안 하면 더 이상 장사할 수 없다는 경고에 신청만 했다는 겁니다.

[입주신청 상인]
"여기 들어와서 어떻게 장사를 해요."
(그럼 신청은 왜 하셨어요?)
"오죽하면 자리 취소라도 안 되려고 지금 신청을 일단 해놨죠."

또 1층에 입주하는 수산이나 축산, 건어물 상인도 입주를 거부하거나 대대적인 시설 보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중의/패류(조개류)직판 상인]
"여기는 사방팔방이 다 트여 있는데도 아무 데나 차를 세워놔요. 그런데도 빨리 안 오면 (손님이) 떠나버려요. 정말 여기 죽어도 사수할 겁니다."

상인들이 완강히 이전을 거부하는 가운데 공사 측은 2단계 사업을 진행을 위해 12월부터 직판 시장을 철거할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왕종명 pilsahoi@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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