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0만원씩 올라.. "제주 집값이 미쳤어요"

김영헌 입력 2015. 10. 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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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평균 매매가 2년새 47% ↑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한 탓

道, 신규 택지조성 등 대책 마련키로

제주 지역 주택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최근 2년여 사이에 무려 47%나 치솟으면서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가히 ‘집값 폭등’ 수준이다. 멈출 줄 모르는 주택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급기야 제주도가 8년 만에 신규 택지 조성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주 지역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억8,222만원으로 2년 전인 2013년 9월 1억3,759만원에 비해 32.4%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주택매매가격이 2억2,912만원에서 2억4,403만원으로 6.5% 상승한 것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도내 주택 평균매매가격이 1억4,06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집값이 4,000만원 넘게 오른 셈이다.

도내 주택가격 상승은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는 아파트 값 폭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 7월 2억1,093만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2억원을 돌파했다.

도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2년 12월 1억4,309만원에서 지난 1월 1억6,260만원으로 오른 이후 매달 1,000만원 이상 급등했다. 2012년 12월 이후 2년 8개월 동안 47.4%나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9.8% 오른 것과 비교하면 도내 아파트값 상승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제주 지역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주로의 이주행렬이 지속되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자본의 제주 유입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성화하면서 집값 상승 기운이 꺾이지 않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직장인 김상훈(45)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그 동안 꾸준히 준비해왔지만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소득은 몇 년 전과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은데 집값은 자고 나면 오르니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내 주거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당장 도는 소규모 택지를 구입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또 택지수요 분석을 통해 도시계획을 재정비하고 이와 연계해 택지지구를 신규 조성하는 장기 대책 방안도 따져보고 있다.

도는 2007년 제주광역도시계획을 세우면서 기존 도시개발사업 이외의 택지를 조성하기 않기로 했지만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8년 만에 다시 신규 택지 조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 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다. 과거 인구 감소 추세 때 택지조성이 마감되고 주택공급 계획도 보류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본격적인 택지 조성과 주택 공급 정책을 다듬어서 내놓아야 한다”고 주택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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