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밀레니얼 세대, '백악관 주인' 결정권 쥐다

국기연 특파원 2015. 10. 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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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4세 연령층 7480만명 달해유권자 수 베이비붐 세대 턱밑양당 경합지 결정적 위력 발휘오바마, SNS로 표심 잡아 당선민주·진보인사 지지성향 보여공화, 쏠림현상 막아내야 승산민주, 세대 투표율 높여야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선거 캠프는 무엇보다 승패를 가를 캐스팅 보트로 밀레니얼 세대를 꼽고 있다. 이 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18∼34세 연령층을 지칭한다. 이 세대는 이미 미국의 최대 노동 계층으로 부상했고, 유권자 숫자 측면에서도 베이비붐(1946∼1964년생) 세대의 턱 밑까지 따라왔다. 2008년,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밀레니얼 세대는 2016년에도 대선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가 정당의 미래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1980년에서 2004년 사이 출생자로 볼 때 2015년 현재 그 숫자는 7480만명가량이다. 바로 전 세대인 X 세대는 1965년부터 1979년 사이 출생자로 6580만명가량이다. 그 전의 베이비붐 세대는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출생자로 7540만명 정도이다. 최고령 층인 1928년부터 1945년 사이 출생자는 ‘침묵의 세대’로 불리며 2910만명가량이다.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차기 대선 유권자의 36%를 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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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의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 세대가 민주, 공화 양당의 경합지에서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주 단위 선거인단을 승자 독식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지 성향이 뚜렷한 블루 스테이트, 공화당 지지 기반인 레드 스테이트는 선거의 상수일 뿐이다. 양당의 당세가 비슷한 경합 지역을 지칭하는 소위 스윙 스테이트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밀레니얼 세대는 2012년 대선 당시에 플로리다주, 오하이오주 등 거대 선거구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밀었다. 공화당은 친민주당, 친진보 인사 지지 성향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쏠림 현상을 최대한 막아야 승산이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밀레니얼 세대를 최대한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

문제는 밀레니엄 세대의 정치와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젊은 유권자를 끌어 모으는 데 성공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최초의 소셜 미디어 대통령인 셈이다. 오바마의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한 밀레니얼 세대는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결코 달라지지 않은 미국 정치의 암울한 현실을 직접 체험했다.

◆친민주당 성향인 밀레니얼 세대

2008년, 2012년에 비해 4살, 8살을 더 먹은 밀레니얼 세대가 2016년 대선에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일지 민주, 공화 양당의 선거 캠프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와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와 선거에 대한 냉소주의가 과거 선거보다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투표율은 25%를 넘지 못했다고 미디어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가장 관심이 있는 9가지 분야 중에서 정치와 정부를 톱 3 중의 하나로 꼽은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이는 X 세대의 34%, 베이비붐 세대의 45%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냉소주의 이면에는 뚜렷한 정치 신념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이 조사 기관은 지적했다. 상대적인 고학력자로 경제적으로 다양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소득 불균형 해소, 인권 등 사회 정의 문제에 강한 신념이 있다고 퓨 리서치는 지적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조그비는 최근 경제 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지난 8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참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이는 2011년 조사 당시에 비해 10∼15%가 올라간 수치”라고 강조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차기 대선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조그비는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가상 대결 조사에서 클린턴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48%대 24%,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52%대 25%, 클린턴 대 칼리 피오리아 전 휴렛 패커드 최고경영자(CEO)는 50%대 17%의 비율로 나타났다고 조그비는 말했다.

◆소셜 미디어와 앱의 전쟁

민주, 공화당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접근 방식을 놓고 치열한 전략 싸움을 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전 세대와 비교할 때 신문을 읽지 않고,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는다. 그들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와 앱의 세상에 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50%가량이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정치 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X 세대는 18%, 베이비붐 세대는 16%만이 페이스북에서 정치와 정부 뉴스를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민주, 공화당 등 특정 정당과 연대하기보다 이슈별로 결집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이슈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를 하나로 묶을 수는 없다. 밀레니얼 세대는 셀 수 없이 많은 소집단으로 나뉘어져 있어 특정 이슈에 관심을 갖는 그룹을 겨냥한 개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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