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했던 北·中 해빙 전환점..로켓발사 물밑협상 있었나

김성훈,김대기 입력 2015. 10. 4. 19:36 수정 2015. 10. 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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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윈산, 김정은 만나 시진핑 친서 전달 주목南北, 이달말 이산가족 상봉 예정대로 진행

◆ 中 최고위급 5년만의 방북 ◆

북한은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비롯한 일련의 행사들을 개최한다. 중국은 공산당 권력서열 5위에 해당하는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냉랭했던 북·중 관계를 고려해볼 때 중국에서 관계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른바 북한의 '10월 도발설'에 무게를 싣고 불안한 눈으로 평양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주간 동안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 장거리로켓 '일단 대기'

중국이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권력서열 5위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12년 12월 북한 내 이른바 '친중국파'의 수장으로 통했던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과 측근들이 무더기로 처형·숙청당하며 악화된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사이 관계가 큰 틀에서 정상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단 중국이 류 상무위원 파견을 결정하기 앞서 북한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해 모종의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 북핵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 조치다.

중국은 2013년 7월 북한의 6·25전쟁 종전기념일 행사에는 상무위원 아래 직책인 정치국원에 해당하는 리위안차오 국가 부주석(권력서열 8위)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한껏 방북 대표단의 격을 높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가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임을 감안하면 중국으로서도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여러 가지로 북·중 관계가 삐걱거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중국의 조치는 경색된 양국 관계 복원을 위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매체인 봉황TV 역시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류윈산 상무위원이 방문한다는 것은 중국과 북한 간 우호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류 상무위원이 다음주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극진한 국빈 대접은 물론 김 제1비서와 별도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회복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류 상무위원의 방북이 곧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포기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16일), 한·중·일 정상회담(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등 주요한 외교 일정을 감안해 로켓 발사에 대한 모호성을 유지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잡아두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사상 최대' 열병식 어떻게?

북한이 10일 펼칠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어떻게 펼쳐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북한은 전통적인 열병식과 대규모 군중시위 이외에도 해·공군 전력을 동원한 육·해·공 입체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동부의 미림비행장 활주로에 각군의 장비 400여 대를 집결시켜 열병식 막바지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그동안 기술 개발·개량을 통해 만든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에 열렸던 열병식에서 공개된 KN-08계열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과 300㎜ 신형 방사포(다연장포)가 공개될지도 관심사다.

◆ 이산상봉 예정대로 진행될 듯

류 상무위원의 방북은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대남기구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 무산 가능성을 위협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당초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에 대한 생사 확인 등 예정된 일정을 진행시기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제1비서가 10일 당 창건 기념행사에서 북한을 이끌어가는 노동당의 또 다른 10년을 밝히는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제1비서는 그간 북한 주민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의 정착을 선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제1비서가 이번 연설에서 내놓을 남북 관계 관련 메시지는 임기 후반기를 맞은 우리 측 박근혜정부와의 관계 설정 방향을 가늠해볼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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