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회의 바티칸서 개막..동성애·이혼 '뜨거운 감자'(종합)

2015. 10.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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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바티칸 신부 '커밍아웃'해 종무 박탈..교황청 "무책임" 비난

하루 전 바티칸 신부 '커밍아웃'해 종무 박탈…교황청 "무책임" 비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14차 정기총회가 4일(이하 현지시간)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바티칸에서 개막했다.

오는 25일까지 3주간 열리는 올해 시노드에서는 개막 직전 이뤄진 고위 성직자의 깜짝 '커밍아웃'과 미국 방문 중 교황의 동성애자 제자 만남 등을 계기로 가톨릭이 금기시하는 동성애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교 시노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성바실리카 성당의 특별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일정이 시작된다.

시노드는 지역교회 사목자인 주교들이 교회의 중대사를 숙고하면서 교황에게 자문할 목적으로 소집되는 회합을 말한다. 보통 3∼4년마다 정기총회가 열린다.

올해 시노드에는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추기경, 주교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시노드 총회에서 논의하는 의안은 크게 3가지다.

현대 가정의 도전 과제를 고찰하는 '가정의 도전 경청', 그리스도인 가정이 지향하는 가치들을 다룬 '가정 소명의 식별', 가정 복음화를 위한 실천을 제안한 '오늘날 가정의 사명'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특히 마지막 의안인 '오늘날 가정의 사명'에서는 이혼자와 재혼자, 동성애자의 사목 문제가 포함된다.

작년 임시총회 최종 보고서에는 동성애 포용 문제와 이혼 또는 재혼한 신자의 영성체 참여 문제가 보수파의 반발로 포함되지 못했다.

가톨릭교회의 금기 덕목인 동성애는 시노드가 개막하기도 전에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폴란드 출신 바티칸 고위 성직자인 크리스토프 올라프 카람사 신부(43)가 전날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의 편견에 도전한다며 자신이 동성애자(게이)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카람사 신부는 커밍아웃 직후 교황청과 대학에서 수행하던 종무를 박탈당했다. 그는 2003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일해왔으며 교황청이 세운 로마의 대학에서도 신학을 가르쳐왔다.

카람사 신부는 로마에서 자신의 파트너 및 동성애 활동가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바티칸 앞에서 시위도 벌이려 했지만 몇 시간 전 취소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시노드 개막 직전 커밍아웃한 카람사 신부의 행동이 "매우 심각하고 무책임하다"며 "시노드 총회에 적절하지 않은 압력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동성애 논쟁으로 시노드 개막이 빛을 잃어버렸다"며 카람사 신부의 깜짝 고백 전에도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의 태도가 이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동성애 문제는 이미 지난주 교황의 미국 방문에서 주요 관심거리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주 미국 방문 기간 모국인 아르헨티나 출신 동성애자 제자 부부를 비공개로 만났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 동성 결혼 합법화에 적극적으로 반대한 바 있지만 교황이 된 이후에는 전임 교황들보다 동성애에 대해 훨씬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교황은 2013년 7월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며 동성애자에 대해 온정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다.

동성애에 열린 자세를 보인 교황의 행보 등으로 동성애 문제가 이번 총회에서 크게 주목받겠지만 동성애를 금기시한 가톨릭의 교리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BC는 "가톨릭이 (동성애와 관련한) 교리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이번 총회가 가톨릭의 신성한 믿음에 혼란의 씨를 뿌릴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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