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vs 미국 소비, 누가 글로벌 회복 이끄나

손윤경 이코노미스트 2015. 10.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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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윈도]달러가치 상승으로 미국 소비 증대 전망

[머니투데이 손윤경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포인트를 짚으며 시장을 보다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투자의 창(窓)이 되고자 합니다.

[[마켓윈도]달러가치 상승으로 미국 소비 증대 전망]

글로벌 경제 전체를 본다면 누군가는 소비를 해야 성장이 가능하다. 그 소비의 시작점이 기축 통화국이어야 누적된 경상적자에 따른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기축통화는 통화를 무한히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무한공급에도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특성을 가져야 한다. 달러는 과거부터 원유 등의 원자재 결제에 사용되면서 통화량이 증가해도 결제와 관련된 수요가 증가해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기축통화로서의 특성을 확보했다.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은 2000년대 들어 EU의 등장과 중국경제의 급성장으로 다소 위축되는 듯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시작되며 다시 강화되고 있다. 달러의 대안으로 엔화나 유로화, 위안화 등이 일시적으로 부각되었지만, 아직은 달러만큼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 최근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한 중국경제를 기반으로 위안화의 기축통화화를 예상하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나 위안화는 아직 국제 결제 통화로 인정되지 않아 기축통화로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는 중국경제와 직접 관련된 교역에서만 사용된다. 제3국간 거래에서 결제통화를 위안화로 하지는 않는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결정됨을 의미한다. 즉 중국이 수입을 증가시키면 위안화의 가치 절하는 불가피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 없이 내수를 확대해 높은 성장을 추구하려 한다면 누적된 무역적자로 인해 해외로부터 돈을 빌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때 위안화 가치의 하락 우려 때문에 중국 역시 외화로 돈을 빌려야 하고 외화로 빌린 채무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더 커지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하지 않으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금융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오는 위안화 가치에 대한 신뢰 부족은 중국이 무한한 소비를 통해 글로벌 교역의 첫 고리가 될 수 없게 만드는 근원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를 중국의 내수 활성화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나타나면서 오히려 증가해 최근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리인상이 장기간 어려울 경우 달러 가치가 반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9월 금리 동결을 선언한 이후 오히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경제의 상대적 안정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달러가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자국의 경기회복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하락시켜 수출을 확대하려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어 달러가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로 언급했던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 및 이로 인한 산업생산 둔화 등이 금리인상을 연기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미국의 산업 생산이 둔화되는 것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식해서 우려의 시각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산업생산 둔화가 미국의 소비 위축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는 개선되는데,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면 이는 교역량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달러가치 또한 상승하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해 소비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글로벌 교역량을 증가시킨다. 즉 미국의 소비가 증가하면 미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개선이 가능하다.

특히, 과잉투자 문제로 성장성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은 미국으로의 수출이 회복된다면 과잉투자 문제의 해소가 용이해진다. 이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소비가 다시 개선되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로 경기부진 우려가 제기되었던 국가들의 경기 회복 역시 가능해진다.

달러가치 상승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소비 확대를 통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음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시점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자체에 민감하기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달러 가치가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손윤경 이코노미스트 ykson7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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