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4억 횡령 충암中高..교장·행정실장·용역업체 '합작품'

김수영 2015. 10.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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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 고발..횡령액 전액 환수조치 방침

연초 ‘급식비 독촉’으로 물의를 빚었던 충암고와 충암중학교가 급식 배송비와 식재료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식용유가 새카매질 때까지 반복해 사용하고 용역업체 직원이 담당해야 할 급식 배송을 학교 조리종사원에게 시키는 등 각종 수법을 동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충암중·고교 급식감사 결과 학교와 용역업체가 급식 배송용역비 2억5700만원과 식재료·식자재비 1억5300만원 등 총 4억10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빼돌린만큼 부족해진 식용유를 몇번이고 재사용하는 일도 벌어졌다. 학생이 먹을 급식을 조리하는데 재탕, 삼탕한 기름을 그대로 사용한 셈이다.

배송용역비 횡령은 용역업체 직원이 배송을 담당한 것처럼 배송일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급식을 배송한 사람은 조리종사원들이었다. 조리종사원들은 급식을 교실로 운반하느라 조리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을 학교급식 담당 직원으로 채용해 직원이 최저가 입찰에서 소속 업체를 직접 낙찰하는 수법도 썼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11년 학교급식이 직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같은 수법을 통해 이전에 급식위탁을 담당해 온 용역업체가 계속 낙찰을 받아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은 식재료와 종이컵 등 소모품을 납품한 상회, 유통업체가 배송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와 사실상 같은 회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충암고 전 교장(현 충암중 교장), 행정실장, 용역업체 직원 등을 지난 2일 경찰에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시교육청은 횡령된 금액의 상당 부분이 충암학원 전 이사장에게 건네졌을 것으로 보고 전 이사장도 경찰 고발했다.

또 교장과 행정실장에 대해 학교법인에 파면을 요구했다.

교육청은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횡령액 전액을 환수 조치할 방침이다.

충암중·고교는 2011년 교육청 감사에서도 공사비 횡령과 학교회계 부정 등이 적발돼 학급 수 감축, 특별교부금 중단 등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충암학원 전 이사장은 학교회계 부정에 연루돼 임원 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받았다. 현재 충암학원 이사장은 전 이사장의 딸이 맡고 있다.

시교육청은 충암중·고교의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조만간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학교법인 이사의 임원 취임승인 취소 등 처분을 할 계획이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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